금년 여름방학때 집사람과 애들이 3박4일동안 서울 온누리교회가 주관하는 '경배와 찬양'모임에갔다.
마치는 날도 전날처럼 보신탕과 한잔술로 저녁을 해결한뒤 마침 화훼단지 부근이라 화원에 들러보라빛 꽃이 활짝 핀 난을 산 후 '축 성령충만'이란 글까지 적어 현관 바로안에 놓아두고 불을껐다.
새벽 4시쯤 들어와 불을 켠 집사람의 표정은 밤잠을 미루며 기다린 보람이 헛되지 않게 예상대로감격과 감동 그 자체였다. 이후 자상하고 정이 많은 모범가장이라는 소문이 한동안 이웃과 다니던 교회에 널리 퍼졌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한두달 계속 피던 꽃이 진후 뜻밖에도 11월부터 새삼 다시 움을 틔우더니 지금은 한두봉오리만 남기고 꽃이 만개해 피었다. 난에 대한 지식이 없고 과문해서인지는 몰라도 나로서는 기이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길한 일들이 일어날 징조로도 느껴졌다.
과거 내가 시험합격한뒤 그 기념으로 큰 집 정원에 모과나무를 심었는데 처음 몇해동안은 열매를잘 맺더니 이후 벌레가 생기고 담장이 빛을 가려서인지 몰라도 계속 시들기만 하였는데 이처럼한해에 거듭 두번 피는 난꽃을 보게 된 것이다.
장난삼아 적어본 성령충만이 우리가족에게 혹 임하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난을 보며 지난날의 나 자신을 떨쳐버리고 새로이 거듭나는 생을 진지하게 살아갈 각오가 새롭다.성경의 말씀처럼 기다려도 끝내 열매를 맺지않아 도끼에 찍혀 불에 태워지는 못된 나무가 되지않고 거듭 꽃을 피우는 난이 되리라.
이세상을 죄악에서 구원하기 위해 다윗의 동네에 아기예수가 태어난 성탄절날 이 글이 발표됨도또한 성령의 축복이리라.
류정무〈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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