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봄입니다. 만물과 더불어 소생하는 여러분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학교에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몇가지 중의 하나인 '아리랑'으로 축사를 대신할까합니다. 우리 민족은 어떤 민족입니까? 우리 민족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아리랑'입니다. 전 세계가 우리를 아리랑 나라, 아리랑 민족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큰 잔치'가 있을때마다 우리는 아리랑을 부릅니다. 그런데 '공식적인 큰 잔치'가 아닌 작은 잔치에서나 혼자 아리랑을 부르면 미친 놈 대접을 받습니다. '아리'는 '밝기, 밝음'의 뜻입니다. 즉 아리랑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본조 아리랑의 가사를 현대어로 풀어 쓰면 '밝음 고개, 밝음 고개, 밝음의 동네여, 밝음의 동네를 찾아간다. 자기 자신을 귀찮게 여기는 사람은 얼마 안가 온갖 병 다 든다'가 됩니다.
또 아리랑은 빠르게 부르면 '우리 인류가 불렀던 노래 중에서 가장 경쾌한 노래'가 됩니다. 중간 정도로 부르면 중용의 도를 나타냅니다. 천천히 부르면 영겁의 고요함을 보입니다. 영겁의 고요함은 때로 매우 슬픈 감정도 동시에 유발하기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함께 부르면 대동단결의 노래가 됩니다.
88올림픽 때 운동장에서는 물론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들까지도 대동단결의 물결에 휩싸였습니다. 아리랑의 이런 특성 때문에 일제는 아리랑을 그렇게도 막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아리랑을 부릅시다. 공식적인 큰 잔치에서만 부를 것이 아니라 작은 잔치에서도, 혼자서도 부릅시다. 금강산 관광선에서 부릅시다. 통일국가의 나라 노래, 국가로 부릅시다. 행복하십시오.
〈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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