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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밝힌 축협 경영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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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협과 임협 역시 농협과 다를 바 없었다. 3일 감사원이 밝힌 이들 조합에 대한 감사결과는 부실대출과 방만한 경영 등이 고착화된 협동조합 전반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줬다.

농협에 비해 5분의 1정도 규모밖에 안되는 축협은 임직원수는 2만700여명으로 7만여명인 농협보다 적었지만 조합원 1백명당 임직원수는 7.7명으로 농협의 2배를 넘었다. 지난 81년 뒤늦게 농협에서 분가했으면서도 '공룡조직' 농협을 뺨칠 정도다축협의 가장 큰 문제는 허술하고 방만한 여신관리였다. 축협중앙회가 대기업이나 유망 중견기업도 아닌데도 특정업체 1개사에 696억원을 대출했다가 이 업체가 부도나는 바람에 전액 떼이게 됐다. 감사원은"초기대출은 몰라도 나중에 대출액이 늘어나면서 해당업체에 축협관계자가 물린 인상이 짙다"고 보고있으나 대출커미션등 대출비리를 확인하지 못했다.

중앙회 뿐 아니라 단위조합의 여신관리도 엉망이었다. 106개 단위조합이 정책자금인 축산경영자금을 조합장 등 대출대상이 아닌 220명에게 약 15억원을 대출해줬다이같은 여신관리결과 전체 193개의 단위조합중 10개를 제외한 183개 조합(95%)이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관인 것은 이같은 부실경영에도 불구하고 무보수 명예직인 조합장에게 경영수당과 특별위로금, 보건단련비 등의 명목으로 97년의 경우 1인당 월평균 3백41만원을 지급했다.

경제성이 없는 경제사업을 벌이기는 축협도 농협과 마찬가지였다. 축산물가공판매등 경제사업으로 수익을 올리는데 주력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중앙회와 단위조합이 출혈경쟁을 벌이는 등 상식밖의 일들이 적지않았다.

대표적인 분야가 축협중앙회가 운영하는 목우촌과 단위조합의 서울우유의 우유시장.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생산 및 판매분야에서도 경쟁을 계속했다. 그러나 축협중앙회는 목우촌의 우유공장에서 1백66억원, 돼지고기가공공장에서 2백29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퇴직급여충당금을 과소상계하거나 수익으로 계상할 수 없는 축산발전기금보조금등을 수익으로 계상하는 등의 방식으로 분식결산하는 것도 농협과 똑같았다.

임업협동조합의 경영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협은 임산물직매장설치자금을 지원하면서 설치지역의 인구와 상권 등을 감안하지않고 부적절하게 지원했는가 하면 임협의 관련 공사발주와 준공검사과정에서 공사비를 횡령하거나 금품수수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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