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자 앞둔 영남종금 진로 고심

지역의 유일한 종금사인 영남종금이 향후 진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종금사와 증권사의 합병을 통해 투자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종금의 2대 주주는 영남학원(29.76%)과 삼성(18.5%)으로 삼성은 경수종금과 삼성증권의 대주주다. 이에 따라 영남종금과 경수종금 및 삼성증권의 합병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영남종금 관계자는 "800억원 증자가 완료될 경우 당분간은 별문제가 없다"면서도 "결국 정부 의지대로 합병이 추진되지 않겠느냐"며 영남종금의 합병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영권을 쥐고 있는 영남학원측은 영남종금의 M&A는 뒤로 미뤄둔 채 증자를 통한 살아남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외에 서울의 모 그룹에 증자참여를 권유하고 있는 것. 증자참여 권유규모는 150억원. 영남학원과 삼성생명이 300억원에서 350억원, 지역 상공인들이 100억원가량 증자에 참여할 경우 영남학원은 계속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영남학원이 최근 재단이사장에 김기동 전영남대 총장을 선임한 것도 영남종금 경영권 장악을 위해서다.

영남종금은 이와 함께 우리주택 할부금융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자회사인 영남할부금융을 뉴스테이트 캐피탈에 매각할 경우 BIS비율이 떨어져 우리주택 할부금융 인수를 통해 BIS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영남종금 관계자는 "뉴스테이트 캐피탈과의 영남할부금융 매각협상을 2월말까지 마무리 지으려했으나 뉴스테이트측의 자금사정으로 인해 열흘가량 미뤄졌다"며 "영남할부금융 매각후 우리주택 할부금융의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남종금의 98년말 BIS비율은 7.35%로 오는 6월말까지 BIS비율 8%를 맞춰야한다. 800억원 증자도 BIS비율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BIS비율을 맞추더라도 영남종금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금융당국이 종금사 2차 구조개편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자사에서 종금사로 전환한 영남종금이 어떤 간판을 달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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