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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올해 탄생 120주년 기념

올해는 만해 한용운(1879~1944)의 탄생 120주년이 되는 해. 이를 기념해 그의 일대기를 그린 장편소설과 한시선·시선집 등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작가 김호운씨가 장편소설 '님의 침묵'(전 3권, 밀알 펴냄)을, 정찬주씨가 장편 구도소설 '만행'(민음사)을 냈고, 시인 서정주씨가 우리말로 옮긴 '만해 한용운 한시선'및 시인 고은씨가 엮은 시선집 '님의 침묵'도 민음사에서 선보였다.

대사상가로서의 만해의 삶을 조명한 소설 '님의 침묵'은 일종의 평전소설. 3년여에 걸쳐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출가 동기에서부터 수행과정, 민족정신 등 그의 일대기를 복원해 내고 있다. 그러면서 만해의 삶을 새로운 시각에서 들여다 보고 있다는 점에서 여느 소설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큰 줄기는 바로 그의 사상. 독립운동가·문학가·승려로만 기록된 만해의 형상에 붓을 더해 사상가로서의 실체를 뚜렷이 각인시키고 있다.

소설에는 또 많은 삽화가 담겨 있다. 총독부와 반대방향인 북향으로 지은 '심우장'에 바위처럼 눌러 앉은 고집, 현실에 안주하려던 이상재 서재필 손병희 최남선 등 당시 민족지도자들을 거침없이 비판하고 공격했던 그의 소신있는 행동등. "거대한 사상의 밑둥은 버려둔 채 거기서 자라난 가지만을 보고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작가 김씨는 이 소설에서 만해가 추구한 사상의 근원이 '절대 자유'와 '절대 평등'에 닿아 있음을 재확인시켜 준다.

액자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는 정찬주씨의 '만행'은 만해의 행적을 씨줄로, 주인공 민준의 이야기를 날줄로 엮어 만해의 발자취를 오늘의 시점에서 재조명하고 있다.

교수 임용에서 잇따라 탈락, 자살을 시도한 민준은 만해의 속가 제자인 지행거사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후 이타행을 실천한 만해와 지행의 삶을 통해 현실에 차츰 눈을 뜨게 된다는 줄거리다. 이 소설은 선사의 구도행을 추적, 궁핍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올바로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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