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잘만 킹이 있다면 이탈리아에는 틴토 브라스(1933~ )가 있다.잘만 킹이 플레이보이 잡지같은 감각적인 영상을 추구한 반면 틴토 브라스는 풍만한 누드화같은 영상으로 여체의 아름다움을 그린 에로영화감독이다.
원시적이며, 투박하고 원초적인 관능미를 이탈리아의 질펀한 '육담'에 담아 내는 '걸물'(傑物)감독이다.
역사상 가장 호화롭고 스펙터클한 포르노였던 '칼리큘라'(1980)를 비롯 '제8요일의 여자'(1985), '올 레이디 두 잇'(1992), '훔쳐보기'(1994) 등의 영화를 통해 이탈리아의 향토적인 성애 정서를 영상에 옮겼다.
브라스 영화는 처음 보면 생소하다. 그후 '어! 이게 아니네' 하다가 '아, 이런 맛도 있구나'로 느낌이 달라진다. 지나친 성애묘사 때문에 영화마니아들마저도 싸구려 영화로 외면해 버리기도 하지만 정교한 조명과 공들인 영상, 세밀한 세트 등을 보면 범상치 않은 영화다.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화는 한국에만 오면 '누더기'가 된다. 무엇보다 성에 관한 사실적인 묘사가 한국 정서에 반하는 것이다. 대부분 러닝타임이 100분짜리지만 국내에 소개될 때는 90여분으로 축소된다.
'모넬라'는 98년 근작이다. 자전거를 탄 여자가 엉덩이를 보여주려고 애쓰던 바로 그 포스터의 영화. 토속적인 세트, 부아여리즘(훔쳐보기)의 극대화 등 틴토 브라스표 영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브라스는 여성의 특정부위를 감질나게 보여주는데 일가견이 있다. 특히 여성의 풍만한 엉덩이 곡선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모넬라'도 카메라가 엉덩이에만 오면 '발작적'으로 힘을 얻는다. 그러나 할리우드영화의 천박한 엉덩이가 아니라 고야의 그림 '옷 벗은 마야부인'을 연상시키는 건강한 모습이 인상적이다.미국 더빙판의 러닝타임은 104분. 그러나 국내 개봉에서는 12분 가량이 잘려나갔다. 음모가 노출되는 부분과 노골적인 성애장면, 자위장면 등이다. 전체의 10분의 1이 가위질 당하면서 '모넬라'는 야하지도, 그렇다고 성에 대한 '보고서'도 아닌 엉덩이만 화면 가득히 채운 기형적인 영화가 되고 말았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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