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황국 신민…' 출간
친일파 문제에 매달려온 정운현씨가 친일인물 40명의 행적을 낱낱이 파헤친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개마고원)를 출간했다.
이 책은 대한매일신문사가 지난해 8월부터 올 4월까지 연재한 '친일의 군상'을 보완해 다시 엮은 것. 여기에는 화신백화점 사장 박흥식과 이화여대 총장 김활란, 시인 주요한, 소설가 이광수, 무용가 최승희, 승려 이종욱 등이 포함돼 있다.
정씨는 또 친일파 1호 김인승과 조선인 출신의 신직(神職) 이산연, 만주 특무공작의 거두 김창영을 새롭게 발굴, 소개했으며 동아일보 창업주 김성수와 조선일보 사장 방응모의 발자취도 더듬었다.
정씨의 이번 책은 '친일문학론'의 저자 임종국 선생이 타계한 지 10년만에 출간되는 것이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 책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친일인사는 최초로 공개되는 김인승과 이산연, 김창영 등. 이중 김인승(생몰연대 미상)은 1875년 일본 육군참모국이 조선 침략용으로 작성한 '조선전도'와 '계림사략' 출간에 자문역할을 한 데 이어 이듬해 강화도조약 체결 때는 조선침략에 도움이 되는 각종 정보를 일본에 제공했다. 임종국 선생에 의해 '친일파 1호'로 지목됐으나 구체적인 행적이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었다.해방 후 이름이 숨겨져온 이산연(1817~?) 역시 한국인 최초의 신직으로 황민화를 강요한 대표적 인물이었다. 신직은 일본인의 조상을 모신 신사에 근무하는 일종의 종교인으로, 그는 청주신사의 출사로 근무한 지 2년만에 정식 신직에 올랐으며이후 해방 때까지 5년간 신사에서 대소 제사를 집행하는 등 민족의식말살에 앞장섰다.
평북 강계 출신의 김창영(1890~1967)은 만주국 치안부 사무관으로 임명된 후 항일군 토벌과 회유에 몸을 던진 인물로 드러났다. 그는 치안부 사무관·독찰관·이사관 등을 지내는 동안 조선인에 대한 치안단속과 항일군 귀순·토벌공작을 벌였는데, 경찰의 비리를 감찰하는 직책인 독찰관 시절 만주 동북지구 일대에서 항일투쟁하던 양정우 부대원 700명을 귀순시켰다.
정씨는 최남선이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빠른 1921년부터 친일활동을 했다는 사실도 거증자료를 통해 밝혀냈다. 최남선은 가출옥으로 석방된 그해 10월부터 일제와 바로 교감을 했으며 이듬해에는 동명사를 설립, 주간지 '동명'을 창간함으로써 변절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정씨는 이와 함께 조선일보 사장 방응모가 중일전쟁 이듬해 결성된 총독부의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연맹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친일활동을 하기 시작해 자매지 '조광' 등에 친일논설을 기고하는 등 친일행각을 벌였고, 동아일보 창업주 김성수도각종 친일단체에 몸담으면서 시국강연 등으로 반민족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친일단체나 일제통치기관에서 근무한 인사들이 국가유공자 묘역이나 애국지사 묘역, 장군 묘역에 버젓이 묻혀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하는 한편 역대 3·1문화상 수상자와 심사위원 중 상당수도 친일파였다고 개탄했다. 이와 함께 각종 문학상과 학술상, 음악상, 연극상, 언론상 등이 친일인물의 이름으로 제정되고 있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했다.
정씨는 경북대 도서관학과를 나와 현재 대한매일신문사 문화특집팀 차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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