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사람들은 요즘 이지역 두 국회의원의 업적자랑과 상대방 비방전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0일 오전과 오후 지역 각 언론기관의 팩스밀리는 이들 의원 사무실에서 보내온 보도자료 때문에 불똥이 튈 지경이었다. A4용지로 무려 60장. 내용은 △2000년 국회예산 계수조정에서 안동지역 예산 32억원 추가확보 △북부지역 개발촉진지구 실시설계비 12억5천만원 확보 △안동 생활체육공원 조성사업비 5억원 확보 △한국국학진흥원 건립 국비 추가사업비 10억원 확보 등이었다.
말이 보도자료지 업적자랑 의정보고서였다. 또 유사한 내용이면서도 서로 "저쪽이 아니라 내가 힘써 따냈다"고 우기는 것이어서, 각부처를 찾아 오르내리며 예산 따내기에 힘썼던 도지사나 시장 등 행정관료들을 모두 허수아비로 만들고 시민들을 헷갈리게 했다.
오후에는 더욱 기막힌 상황이 벌어졌다. 한 의원측에서 보도자료와 똑같은 내용의 의정보고서와 이번 안동지역 예산확보과정에서 한나라당 출신 의원들이 방해했다는 비난성명 수만부를 신문 전단지로 제작해 뿌렸다. 이에 뒤질세라 상대방 의원 사무실에서는 국민회의 의원측의 구시대적 중상모략에 실소를 금치 못하고 안동시민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며 반박성명을 각 언론사로 보냈다.
두 의원의 업적자랑과 상대방 비방전은 이번이 한두번이 아니다. 두의원의 당적이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으로 갈리고, 지역구 의석이 2석에서 1석으로 줄어들 것이 예상되면서 지난 2년간 사사건건 첨예한 신경전을 벌여 시민들을 피곤하게 했다.
이같은 첨예한 대립은 지역의 여론을 양분시키고 각종 행사나 모임의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어 생산적인 대화를 불가능하게 했을 뿐 아니라 지난 6월 실시된 경북도의회 의원 보궐선거(안동시 제4선거구)를 총선 대리전으로 몰아 쓸데없는 소모전을 부추겼다.
두 의원의 싸움은 옷로비 사건, 세풍 사건, 언론장악 문서사건 등으로 눈만 뜨면 정쟁을 일삼는 추악한 중앙의 정치행태와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어진다. "산적한지역의 난제를 두 사람이 합심해 풀어나가도 부족할 판인데 지역 지도자라 자처하는 '이상한 선장'두사람 때문에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만 가고 있다.
鄭敬久기자(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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