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 본회의 이모저모

13일 오랜만에 열린 국회는 박태준 총리 임명동의안과 시민단체 공천 부적격자 명단공개,이희호 여사 옷 사치문제 등으로 하루종일 떠들썩 했다.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박태준 총리 임명동의안은 예상외로 싱겁게 끝이 났다. 한나라당의 5분 발언을 본회의 뒤로 미룬 채 실시된 표결에서 찬성 174표가 나오자 여당 측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지난번 김종필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 당시 171표보다 3표가 더 나온 것이다.

또 표결에 참여한 여당의원(국민회의 96명,자민련 52명)과 무소속 12명을 감안할 때 야당 측에서도 최소 19표의 이탈표가 나왔다는 결론이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표결 후 후속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박 총리 임명은 시대정신에 맞지 않으며 임명과정에서도 여권 수뇌부간 밀실 흥정 등 문제가 있었다"고 비난했다.

자민련 김학원 의원은 그러나 "김 의원의 발언은 철강산업을 일으켜 이나라 근대화에 크게 기여한 박 총리에 대한 부당한 모독"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본회의장에서는 한나라당 이신범 의원의 영부인 옷 사치문제 제기가 큰 소란을 일으켰다.

이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이희호 여사의 외국방문 사진 여러 장을 제시하며면서 옷 사치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옷은 2천만원 이상의 샤넬사 제품", "이 옷은 친칠라 모피…"등이라면서 "샤넬 본점과 샹젤리제 지점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97년 샤넬 컬렉션 출품작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중에는 장관 부인들이 청와대 수준에 맞추다 보니 고급 옷을 찾아 다닌다는 말이 돌아 다닌다"는 말까지 했다.

이에 국민회의 정동영 의원은 "이 의원 같은 사람이 의정단상에 있기 때문에 정치의 신뢰가 떨어지고 손가락질을 받는다"며 "그래서 이 의원이 공천 부적격자로 선정된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본회의를 전후해 열린 국회 법사·재경·교육위 등에서 여야 의원들은 시민단체의 공천부적격자 명단공개를 집중 성토했다.

재경위와 교육위에서는 공천 부적격자 명단 공개와 관련해 형사고발을 결의하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재경위는 경실련이 명확한 기준도 없이 국회내 입법과정을 문제삼아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 공개했다며 소속 의원들의 연대서명을 받아 경실련 사무총장을 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의견을 모았다.

재경위는 그러나 이날 의결정족수 미달로 고발장 제출을 결의하지는 못했다.

교육관계법 개악으로 도마위에 오른 교육위도 경실련의 공개사과를 요구한 뒤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을 경우 검찰고발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 등의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李相坤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