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놓치기 아까운 신년 전시회들

새로운 한 해의 시작으로 인해 들뜬 마음이 채 가시지 않은 1.2월은 미술 전시 비수기. 하지만 새 즈믄해를 맞는 올해의 경우 볼만한 대규모 장기 전시회가 서울과 대구.경북지역에서 열려 미술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인의 얼굴을 통해 우리의 과거를 살피고 내일을 바라보는 '인물로 보는 한국미술'전은 규모나 내용면에서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전시 가운데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뛰어난 전시회.

흔히 '신라의 미소'라 불릴 만큼 매혹적인 미소가 인상적인 '인면문수막새'부터 조선시대 화가 윤두서(1668~1715)의 '자화상'을 비롯, 작자미상의 '미인도' '이항복초상'을 거쳐 이쾌대의 '부인도', 이중섭의 '바닷가의 아이', 이인성의 '소녀'까지.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7천년동안 한국인의 얼굴을 소재로 제작된 회화, 조각 작품 179점을 통해 우리 민족의 보편적 정서와 독특한 미의식을 살펴보고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호암미술관 등의 주최로 오는 2월27일까지 서울 호암갤러리(02-771-2381)와 로댕갤러리(02-2259-7781)에서 열리고 있다.

예술의 전당과 나혜석 기념사업회가 2월7일까지 예술의 전당(02-580-1300)에서 마련하고 있는 '나혜석의 생애와 그림'전은 작품과 각종 자료 90여점을 통해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1896~1948)의 생애를 재구성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제의 식민통치 아래 반봉건.반외세의 시대적 과제 앞에서 한 예술인의 자아의식과 감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했는가를 잘 보여준다. 진품으로 확인된 나혜석의 작품 20여점중 9점만 출품된 점이 다소 아쉬움을 준다.

대구지역의 경우 대구문예회관(053-606-6200)에서 열리고 있는 '대구-유럽 밀레니엄 미술'전(30일까지)과 '유럽명품 조각'전(2월13일까지)에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는 접하기 힘든 유럽 미술의 흐름을 감상할 수 있는데다 프랑스 정부의 공인아래 제작된 정교한 복제품을 통해 세계 유명 조각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두 전시회가 관심을 끄는 이유.

경주 아트선재미술관(0561-745-7075)이 30일까지 선보이고 있는 '이세득 회고전'도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회중 하나로 꼽힌다. 초기 사실적인 작업부터 최근의 추상 작품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는 이세득씨의 화력을 일괄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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