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원시사회문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바빌론과 니느웨 등 유적지 발굴을 통해 드러난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수준의 찬란한 문화였다.
그들은 이미 문자를 만들어 의사소통을 했고, 점토판에 쐐기문자로 다양한 신화와 이야기를 기록해 남겨 두었다. 60진법을 만들어 셈을 하고, 달력도 만들었다. 또 창조신화 홍수신화, 저승여행 이야기, 농부와 목동의 갈등이야기 등 상징성이 풍부하고 흥미로운 신화문학을 만들어냈다. 이런 신화와 설화는 주변의 다른 문화권에 전파돼 다양한 변종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우리 학자에 의한 이 분야의 최초의 연구서인 '메소포타미아와 히브리 신화'(길 펴냄)는 인류 문명의 태동기에 관한 28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다. 저자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희귀한 수메르어 전공자인 조철수박사(서강대 강사). 그는 이 책에서 신화학과 역사학의 관점에서 기원전 35세기무렵 이미 도시국가를 이룩한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소개하면서 특히 이 문명이 히브리신화, 즉 성서에는 어떻게 변형돼 수용됐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유대인의 종교문명을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라는 큰 틀 안에서 조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유대인들이 천재성을 발휘해 홍수나 에덴동산과 같은 메소포타미아의 다신교적 문명을 자신들만의 고유한 유일신 종교문명으로 변화시켰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이를 증명해주는 많은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수메르어로 '에덴'이 들판을 뜻한다거나 고대 메소포타미아 창세신화에 나오는 '지우쑤드라의 홍수 이야기'와 노아의 홍수이야기가 너무 닮은 점, 아담과 하와, 아브라함과 이삭, 모세와 금송아지, 바트쉐바(밧세바), 정혼녀와 임마누엘 등의 이야기도 흡사하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가르쳐주는 교훈은 메소포타미아의 신화와 역사가 성서뿐아니라 이집트와 그리스를 비롯한 인접 지역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독자들을 고대 문명으로 안내하는 풍부한 사례와 비교문화적 연구관점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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