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패션 아웃소싱

패션산업에서 아웃소싱이라는 말은 아직은 생소한 단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나마 우리가 접하게된 계기가 IMF 이후가 아닌가 싶다. 확장일로에 있던 패션계가 IMF의 와중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조직과 결별을 하게된 사람들 중 홀로서기를 꿈꾸는 사람들에 의해, 또는 소호(SOHO) 창업의 분위기에 편승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쨌든 아웃소싱, 소호, 재택근무 등은 앞으로의 직장환경에 있어 커다란 흐름으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모든 것을 자신이 해야만 직성이 풀리고, 외부 사람들은 그 과정이나 경로 등을 알아서는 안되는 것으로 일종의 강박관념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그것이 발전을 저해하고 더욱 큰 시너지효과를 거둘 기회를 놓치게 하는 원인이 될 경우가 많다. 이런 성격은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에게서 두드러지는데 그것이 매번, 하는 일마다 적용될 수는 없는 것이다. 한 조직에서 수직으로 이루어져 있는 각종 일들을 따로 떼어서 외부에 맡기는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한다면 시간, 공간, 비용의 절약과 높은 효율을 가져올 수 있고 작업의 완성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큰 기획은 오너가 수립하고 시장조사, 소비자조사, 스타일.원단.생산.판촉.홍보기획 등에서 일부를 떼어 외부의 전문가에게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몇해 전 외국여행때 길에서 보도블록 개수를 하는 인부를 봤다. 장년의 남자 혼자서 보기에 따라 별 일도 아닌 일을 나름대로 몰입하여 매우 정성껏 일하는 모습이었다. 그 후 귀국하여 공공근로사업을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됐는데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투입되고 또 그 사람들을 지휘하는 감독도 있었다. 그처럼 간단한 일도 지휘자나 감독자가 없으면 안되나 싶을 정도여서 마치 지진아 집단을 보는 것 같았다. 이제는 우리도 일을 함에 있어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모든 분야에서 그렇지만 특히 첨단의 패션계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김희.패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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