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락장세 주식시장

종합주가지수가 710포인트대로 추락하고 코스닥지수가 연일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주식시장이 붕괴양상을 보임에 따라 투자자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17일 거래소 시장이 19.59포인트, 코스닥 시장이 11.37포인트 급락한데 이어 18일 오전에도 종합주가지수, 코스닥지수가 10포인트 이상씩 폭락하고 투매양상까지 빚어져 주식시장이 극도의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은 폭락장세 다음날엔 주가가 반등을 하곤 했으나 이번엔 계속 폭락장세를 연출하자 주식시장에는 "제2의 IMF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등 흉흉한 분위기마저 감도는 상황.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상승에 따른 원화환율 절하 우려감, 유가상승, 경상수지 적자 등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들이 잇따라 불거져 주식시장이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거래소 시장

17일 오전 한 때 20포인트 이상 급등하던 종합주가지수가 급락세로 돌아선 것은 동남아 금융불안 재연, 금융구조조정 지연에 대한 우려감 팽배, 코스닥 시장의 폭락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증시 관계자는 "최근 동남아의 금융불안이 국내시장으로도 옮겨오지 않을까 하는 불암감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최근 우리나라의 금융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해외 평가기관들의 지적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것.

대내외적 악재가 겹침에 따라 거래소 시장은 당분간 지수 700선의 지지력을 시험하는 정도의 시장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구조조정 지연에 대한 우려감으로 금융주 폭락장세가 이어지는 한 약세흐름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분석. 현재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지수상승세를 주도할 세력은 있지만 다른 종목들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당분한 약세국면을 면키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 코스닥 시장

거래소 시장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포인트선이 무너진데 이어 140포인트마저 붕괴되자 전문가들도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또한 기술적 지표가 깨져 추세파악도 쉽지 않은 형편.코스닥 시장의 폭락은 무엇보다 투신권 구조조정에 따른 매매주체들의 불안심리 때문. 정부가 투신권 구조조정의 청사진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는데다 미국 금리의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에 따라 외국인, 기관이 끊임없이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근근히 시장을 떠받치는 상황에서 12월결산 코스닥 법인들의 1/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 것도 투자심리를 동결시켰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가 130포인트선까지 밀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거래규모가 늘어나면서 지수가 떨어지는 전형적 하락장세를 보이고 있어 130포인트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봉환 동원증권 대구지점 금융종합팀장은 "기관 및 외국인들이 앞으로도 계속 물량을 쏟아낼 가능성이 많아 신규등록종목을 제외한 대부분 코스닥 종목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투자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李大現기자 sky @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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