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셀 크로-이시대 가장 반항적·냉소적 캐릭터

러셀 크로(36)는 다양한 닉네임을 갖고 있다. '제2의 클라크 케이블''제2의 제임스 딘''제2의 말론 브란도'

그는 생존해 있는 배우 중에서 가장 반항적이고 냉소적이면서도 순간적으로 화면을 압도하는 배우로 꼽힌다. 로스앤젤레스의 다혈질 경관으로 출연한 'LA 컨피덴셜'은 그의 이미지를 최대한 증폭시킨 작품. 그러나 그를 히어로로 부상시킨 것은 흥행영화 '글래디에이터'(3일 개봉·자유극장1,2관)다.

폭군 코모도스에 무참히 가족이 살해되고 검투사가 돼 한을 푸는 로마장군 막시무스. 러셀 크로는 특유의 강인한 이미지에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열연, 스펙터클한 화면에 힘을 쏟아부었다.

컬컬한 바리톤 목청 속에 잠겨 있는 가없는 가족애, 눈빛 아래에 일렁이는 복수심이 분출 직전의 용암처럼 힘있다.

뉴질랜드 출생인 러셀 크로는 멜 깁슨과 함께 오세아니아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로 평가받고 있다. 방송국과 연극 일을 한 부모덕에 어려서부터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90년 '피의 맹세'(Blood Oath)로 스크린에 데뷔한 이후 91년 '증거'(Proof), 92년 '이유없는 반항'으로 호주의 배우상을 석권하고 94년 할리우드로 건너왔다. 할리우드 데뷔작은 샤론 스톤과 공연한 '퀵 앤 데드'. 95년 덴젤 워싱턴과 공연한 SF영화 '가상현실'에서 악당역으로 출연해 관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LA 컨피덴셜'에 이어 '인사이더'로 할리우드의 톱 스타 대열에 들었다. 현재 그의 출연료는 1천500만 달러 수준. '글래디에이터' 이후 출연제의도 빗발치고 있다. 확정된 작품으로는 테일러 핵포드 감독의 로맨스 '삶의 증거'와 조디 포스터와 공연하는 '플로라 플럼'.

'글래디에이터' 개봉을 앞둔 인터뷰에서 "난 대사없이 눈으로 연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연기는 꼭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할리우드에서 그의 '여행'은 '종착역'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호주에서 갓 올라온 배우에게 붙던 '제2의'라는 수식어도 이젠 떼 버려야 할 것 같다. 金重基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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