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신질환 유발 바이러스 보르나 뇌서 분리 성공

최근 일부 과학자들이 정신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뇌에서 분리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학계에선 오래전부터 '보르나(Borna)'라 불리는 수수께끼의 바이러스가 일부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보르나병 바이러스(BDV)는 유럽 중부지역에서 말이나 양 등 가축의 신경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역의 가축에서도 보르나 바이러스가 발견되지만 병의 증세는 없다. 80년대 초 과학자들은 정신분열증이나 조울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보르나 바이러스 항체 보유율이 일반인에 비해 10배 이상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꿔 말하면 바이러스 감염으로 이같은 질병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후 바이러스 유전물질이 환자에게서 발견됐으며, 지난 96년엔 독일에서 정신질환자의 혈구 세포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정신질환을 야기시키는 부위인 뇌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된 사례는 없었다.

일본 과학자들은 보르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보유한 정신분열증 환자의 사체를 부검해 뇌의 일부분에서 바이러스의 RNA와 단백질을 발견했다. 보르나에 쉽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게르빌루스 쥐의 뇌에 환자의 뇌 조직을 주사하자 바이러스가 복제를 시작했으며, 쥐의 뇌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해 배양하는데 성공했다.보르나 바이러스를 최초로 분리했던 베를린 로버트 코흐 연구소의 리프 보데 박사는 "이번 발견은 인간에 감염되는 보르나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아직 학자들은 보르나가 어떤 과정을 통해 정신질환을 유발하는지 밝혀내지 못했다. 만약 이러한 과정이 규명된다면 향후 정신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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