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음악이 물밀듯 들어 온다. 대중음악에서도 무한경쟁 시대가 닥친 것이다. 대중음악 시장이 클래식을 누르고 이미 음반과 공연산업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전세계적 추세로 볼 때 일본에 대한 대중음악 시장 개방은 위기감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
게다가 정부가 그동안 2차례의 개방과정에서 대중음악부문은 타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방폭을 적게 해 이번 3차 개방조치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더 크다.
정부는 1.2차 일본문화 개방조치를 통해 1차에서는 대중음악분야를 아예 빼버렸었고 지난 해 2차개방에선 2천석 이하의 실내무대 공연만 허용했을 뿐이었다. 더욱이 음반분야의 경우, 1차는 물론, 2차개방에서도 개방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3차 개방조치에서 2천석 이상 실내공연장 뿐만 아니라 야외무대에서의 공연 빗장도 열어젖혔다. 또 연주앨범, 영어.중국어 등 제3국어 가창, 한국어 번안앨범 등에 대해서도 개방을 허용했다.
이와 관련, 일본 록그룹 등 야외무대를 희망하는 일본 가수들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다음 달 부산에서 개최되는 록 페스티벌 행사에 일부 일본 록그룹이 참석할 예정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고 서울지역 일부 공연기획사는 일본 가수의 한국공연을 추진중이다.
특히 대중음악 시장의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청소년들은 야외무대에서의 대규모 콘서트를 선호하고 있어 일본 가수의 우리 음악시장 잠식을 높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많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가수에 대해 가창력보다는 외모나 의상을 중시하고 있는 경향도 커 '비주얼 록'을 강조하는 일본 가수들의 침투강도가 꽤 클 것이라는 것.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와 공연을 가질 만한 일본 가수로는 지난 해 7월 일본 도쿄 인근 마쿠하리에서 가진 콘서트 당시 2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는 록그룹 글레이나 국내에서도 많은 팬클럽을 확보하고 있는 라르크엔시엘, 일본 최고의 여가수 우타다 히카루 등이 꼽히고 있다.
이러한 위기감과는 달리 일부 대중음악계 관계자들은 '일본어 가창 음반'이라는 가장 큰 시장에 대한 규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는데 대해 안도하고 있다. 공연부분이 개방됐지만 '노래 음반'에 대한 동시판매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본 가수의 공연이 제대로 열릴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지난 해 2차 개방 이후 열린 일부 일본 대중가수의 공연도 낙관론을 펴는 가요계 관계자들의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 록그룹 하운드 도그, 엔카 가수 미부네 카즈코 등의 2천석 이하 실내공연장에서의 무대가 그리 큰 흥행을 이루지 못했는데다 공연횟수도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
이와 관련, 음반 및 공연기획 관계자들은 이번 개방조치가 한국시장 개방의미도 띠지만 일본시장에 대한 공략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 기대도 하고 있다. 성우기획 배성혁 대표는 "음반산업을 뒷받침하는 시설은 일본이 좋지만 가창력과 음악소질 등에서 우리 가요계가 뒤질 것이 없으므로 일본 대중음악 개방이 그리 큰 타격은 입히지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나라 작곡가나 가수들이 일본 대중음악을 그대로 베꼈던 일도 많았던만큼 이를 시정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崔敬喆기자 koala@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