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중 마늘협상 과정은 그야말로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초반에 핵심쟁점인 중국산 수입마늘의 저율관세 적용물량을 합의해 놓고도 실무적인 의견 조율에만 무려 10일 이상 걸린데서 알 수 있듯이 결코 쉬운 협상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중국산 마늘에 대한 한국의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의 정당성여부에 대한 논리싸움이 협상 분위기를 이끌었다. 논리전이 가닥을 잡은 뒤에는 중국쪽에 저율관세 적용 수출쿼터를 얼마로 할 것인지에 초점이 모아졌다. 양국 협상단은 중국산 냉동.초산마늘 2만t은 30%, 깐마늘 1만1천895t(최소시장접근 물량)은 50%의 관세율을 적용키로 합의했다.
연간 3만2천t의 저율관세 적용 마늘 수출쿼터를 확보한 중국은 여기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중국은 이미 확보한 수출쿼터 만큼은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수입해주도록 요구해왔고 이 문제를 푸는데 중국의 지연작전에 걸려 협상타결이 10일 이상늦어졌다.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의 정당성 논란=중국은 도대체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한국이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했느냐며 처음부터 강공작전을 폈다. 중국은 우루과이라운드(UR)의 양허 내용에 따라 한국에 마늘을 수출하기 위해 냉동저장 창고를 짓는 등 엄청난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해 수출길을 막으면 어떻게 하란 얘기냐는 것이 중국쪽의 논리였다. 한국이 UR 때 마늘수입 관세를 신선마늘 375%, 냉동.초산제조 마늘 30%로 양허했고 중국은 이에따라 한국에 마늘을 수출했을 뿐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날벼락'을 맞았다는 것이다.
한국도 중국의 이 논리에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다.
한국은 그러나 국제무역규범상 절차는 모두 거쳐 절차상의 하자는 없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한국은 준사법기관인 무역위원회에서 취한 세이프가드 조치의 큰 기조는 유지하되 지난해 수출하던 물량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세이프가드 조치 이전의 저율관세로 수출할 수 있도록 중국에 허용하는 선에서 타협했다. 물론 중국이 취한 한국산 휴대폰 및 폴리에틸렌 수입중단조치는 해제됐다.
◇수입쿼터 이행 담보 요구=중국산 마늘의 저율관세 적용 물량 합의 이후에 중국은 합의된 물량을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수입해 주도록 요구했다. 최소한 협상에서 확보한 물량만큼은 한국이 이행을 담보하라는 얘기다. 중국은 지난해 한국에 50%의 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최소시장접근물량(MMA) 1만1천t을 확보해 놓고도 MMA 물량으로는 4천t 밖에 수출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밀고 당기는 끈질긴 줄다리기 과정에서 양측은 깐마늘 수입쿼터 전량수입 요구는 한국쪽이 최대한 노력한다는 선에서 협상의 대단원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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