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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뜨자 5분 만에 동났다"… 경북대 도서관에 들어선 '바나나집'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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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 1층에 학생 복지 공간 '바나나.zip' 운영
이달 8일부터 19일까지 하루 200개씩 바나나 지원
첫 후원자는 지역 기업 '크레텍', 총 6천여 개 지원 예정

지난 10일 오후 4시 경북대학교 중앙도서관 1층에 조성된
지난 10일 오후 4시 경북대학교 중앙도서관 1층에 조성된 '바나나.zip(Banana.zip)' 앞에 학생들이 바나나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윤정훈 기자
한 경북대 학생이 바나나집 안에서 QR코드로 학생 인증을 마친 후 바나나 하나를 집어 들고 있다. 윤정훈 기자
한 경북대 학생이 바나나집 안에서 QR코드로 학생 인증을 마친 후 바나나 하나를 집어 들고 있다. 윤정훈 기자

기말고사 기간이 한창인 가운데 시험공부에 지친 경북대 재학생들에게 '바나나'가 깜짝 응원군으로 등장했다.

지난 10일 오후 4시 경북대학교 중앙도서관 1층. 기말고사 기간을 맞아 열람실과 로비 곳곳은 공부에 집중하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그 가운데 한편에 마련된 '바나나.zip(Banana.zip)' 앞에는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탁자 위에 수북이 쌓인 바나나 100개를 받아가기 위해 학생들은 QR코드로 학생 인증을 한 뒤 차례로 바나나를 집어 들었다. 이날 오후 배포 시간은 도서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됐는데, 게시물이 올라온 지 불과 5분 만에 준비된 바나나 100개가 모두 동났다. 공지를 보고 뒤늦게 찾아왔지만 이미 소진돼 아쉬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리는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경북대 중앙도서관이 시험 기간 지친 학생들에게 바나나를 나눠주는 이색 복지 공간으로 변신했다.

경북대 도서관은 지난 8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지역 기업 후원을 바탕으로 중앙도서관 1층에 학생 복지 공간인 '바나나.zip'(바나나집)을 운영한다.

◆'바나나 복지'… 크레텍 후원으로 현실화

올해 처음 실시하는 이번 사업은 최근 대학 도서관이 단순한 학습 공간을 넘어 소통과 휴식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마련됐다. 경북대는 시험공부로 지친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를 덜고 건강한 캠퍼스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해당 공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사업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바나나 라운지(Banana Lounge)'를 벤치마킹해 기획됐다. MIT 바나나 라운지는 2018년부터 학생들에게 무료 바나나를 제공해 온 학생 휴식 공간으로, 학업 스트레스 완화와 학생 간 교류를 돕는 MIT의 대표적인 캠퍼스 문화로 꼽힌다.

특히 바나나는 휴대와 섭취가 간편하고 포만감이 높아 시험공부로 지친 학생들이 손쉽게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간식으로 적합하다는 것이 경북대의 설명이다.

첫 바나나 후원자로는 대구에 본사를 둔 산업공구 유통기업 '크레텍'이 참여했다. 당초 도서관 측은 자체 모금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가운데 크레텍이 취지에 공감해 후원에 나서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크레텍은 2026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와 2학기 중간·기말고사 기간 동안 하루 200여 개씩 총 6천여 개의 바나나를 지원한다.

바나나는 지역 과일 유통업체의 협조로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고 있다. 지역 기업의 후원과 지역 소상공인의 참여가 더해지면서 학생 복지와 지역 상생을 동시에 실현하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경북대 도서관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이 올라온 지 불과 5분 만에 준비된 바나나 100개가 모두 동났다. 윤정훈 기자
경북대 도서관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이 올라온 지 불과 5분 만에 준비된 바나나 100개가 모두 동났다. 윤정훈 기자

◆"기분 전환 도움" 학생 호응 속 후원 확대 기대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바나나 배포는 매일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진행되며, 배포 시간은 도서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랜덤으로 공개된다. 깜짝 이벤트 형식을 더한 덕분에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업 시행 3일째인 이날 오후에도 준비된 물량이 순식간에 동났다.

박세영(전자공학부 2학년) 씨는 "도서관 인스타그램 공지를 보고 찾아왔다"며 "시험 기간 도서관은 자칫 삭막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런 작은 이벤트가 생겨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태엽(통계학과 2학년) 씨는 "바나나 하나로 잠시나마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됐다"며 "공부하다가 웃을 수 있는 계기가 생겨 좋았다"고 말했다.

경북대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지역사회와 동문들의 참여를 확대해 대학 내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고 학생 복지 지원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기업뿐 아니라 동문과 지역사회의 소액 기부 참여도 적극 유도해 사업을 지속 가능한 학생 복지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경북대 도서관 관계자는 "후원자가 늘어나면 시험 기간 바나나 지원 규모를 확대하거나 운영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지역사회와 동문들이 학생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기부 문화에 동참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재황 경북대 도서관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 기업과 대학이 함께 시험 기간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앞으로 지역사회와 동문들의 동참을 이끌어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고, 후원 기반이 안정되면 시험 기간에 한정된 바나나 지원을 상시 복지 체계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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