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중 화성산업 회장은 척짓는 사이를 만들려 하지 않는 사람으로 대구경제계에 알려져 있다. 때문에 적(敵)이 거의 없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 적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사람은 안다. 더욱이 그는 화성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대외활동을 삼가왔다. 그런 그가 다소 껄끄러울 수 있는 주제의 인터뷰에 응했다.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법하다.
"모두 어려웠던 시절이 지나면서 지역에서도 잘사는 사람, 못사는 사람으로 갈라졌습니다.소득격차가 벌어지자 질시와 위화감이 나타났고 남이 잘되는 것을 배아파하는 폐쇄적 시민의식도 생겨난 것 같습니다. 월드컵과 U대회 등 각종 국제행사를 통해 이러한 시민의식이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대구가 발전하고 대구에 살려는 사람이 많아지지 않겠어요"
점잖게 말하지만 그는 적잖게 속이 쓰린 눈치다. 폐쇄적 시민의식의 '피해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 할인점이 지역에 속속 입점하면서 지역 유통업계에도 대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백화점은 고가 및 수입 브랜드를 주로 취급하고 중저가 브랜드는 할인점과 패션몰에 자리를 내줬다. 소득계층별로 소비패턴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돈가진 계층이 지역의 양대 백화점을 찾지 않아 지역 유통업계는 고민이 많다. 이들이 지역 백화점 대신 서울 강남의 유명 백화점으로 원정 쇼핑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지역 백화점을 이용하다 공연히 구설수에 오르기 십상이란 이유에서다.
"정당하게 축적한 부와 소비에 대해 백안시하는 지역풍토가 바뀌어야 지역 기업이 살아납니다. 세계 최대의 할인점 월마트의 본사는 미국 아칸사스주 랜튼빌이란 소도시에 있습니다. 월마트가 인구 5만의 이 소도시에서 본사를 옮기지 않는 것은 랜튼빌 시민들이 '디스카운트 시티'란 별칭에 자긍심을 가질 정도로 월마트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 회장은 "외환위기 이전 상공회비 납부순위 10위까지의 지역기업중 성한 기업이 있느냐"며 "지역기업들이 준조세 성격의 체육.문화.예술행사 찬조금을 기쁜 마음으로 낼 수 있도록 지역 상품과 기업을 사랑해달라"고 시민들에게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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