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염색업체 2교대 근무 검찰 처벌놓고 고심

"인력만 확보되면 3교대로 전환하겠다는데 그게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불법 2교대 근무로 지난 3월 민주노총 대구본부에 의해 고발된 지역 염색업체 대표 108명을 수사하고 있는 대구지검 공안부 김태영(38·사시30회) 검사는 고민이 많다. 고발된 업체중에는 동국, 갑을, 금강 등 워크아웃 또는 화의기업이 많다. 검찰 수사중 부도난 업체도 5개나 된다.

염색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 "2교대를 3교대로 전환해도 인건비 부담은 10~15% 밖에 늘지 않아요. 일할 사람이 없는게 문젭니다. 노래방에 가서 놀아주고 시간당 2만원을 받으려는 사람은 많아도 생산공장에서 일하려는 사람은 드물어요. 어렵게 인력을 확보해도 하루이틀 일해보고는 달아납니다" 염색업체 사장들의 푸념이다.

2교대 근무를 원하는 근로자도 있다. 외환위기로 월급이 깎여 연장근로라도 해야 가정을 꾸려갈 수 있기 때문. 검찰의 2교대 개선 계획 요구에 대해 '인력만 확보되면 개선하겠다'는 조건부 업체가 가장 많고, '벌금을 내겠다'는 배짱파(?)도 있다.

검찰의 고민은 2교대 근무와 관련한 전국 최초의 고발인데다 지역경제가 엉망인 터여서 '무더기 기소'를 선택하기 쉽지 않다는 것.

이 때문에 검찰은 경기도 안산·시화공단 등지 염색업체의 근로현황은 물론 외국의 연장근로제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염색업체 213개 중 108개를 수사한 김 검사는 대구 섬유업의 경쟁력 상실, 앞이 보이지 않는 장기 불황을 감지했다.

"밀라노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대구 섬유가 되살아납니까. 업체 관계자들조차 희망을 걸지 않는 것 같아요" 지역 섬유업계는 검찰의 염색업체 108개에 대한 최종 처리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崔在王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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