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아 경제 위기 심각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안그래도 부실한 가운데 미국 경제까지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30일자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신문은 "고유가, 기술주 폭락, 통화긴축 등 3가지 난제가 가시화된 상황이어서 아시아 경제는 경착륙할 위험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아래는 그 요약.

불길한 조짐은 이미 금융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태국.대만.필리핀.인도네시아 증권시장은 올들어 이미 30% 이상 폭락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경제위기가 심각하던 1998년에 조차 나타나지 않았던 현상이 초래되기도 했다. 채권의 신뢰도는 작년 초 이후 가장 떨어졌다. (채권수익률이 높아졌다)

아시아 경제의 큰 문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 경제의 위축은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주말 발표한 바에 따르면,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 3/4분기 2.7%에 그쳤다. 전분기 5.6%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홍콩 한 무역회사의 빅토 펑은 "오늘날 아시아 경제의 견인차는 오직 미국 한곳 뿐"이라고 말했다. "일본시장도 그만한 역할을 해 줄 수 없다"고 그는 말했다.

아시아의 수출이 기술 부문에 쏠려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ING베어링스는 "싱가포르와 필리핀 수출의 근 3분의 2가 전자제품이며, 한국.대만.말레이시아도 그 비중이 3분의 1 혹은 2분의 1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물론 지금까지는 전자제품 수출이 호조를 이루었다. 세계 최대의 메모리칩 메이커인 삼성전자 경우 3/4분기 순익이 2배로 늘어 15억달러에 달했다고 얼마전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퍼스컴 판매 둔화와 메모리칩 수요의 급락은 아시아 전자업계 경영진을 걱정시키고 있다. 삼성전자의 수익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올들어서만 주가가 48%나 폭락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금융시장의 자본 이동 추이도 아시아의 장래가 어둡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미국은 지난 18개월 사이 금리를 6차례 올렸으며, 유럽 중앙은행은 7차례, 일본은행은 1차례 각각 올렸다. 이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에서 수십억 달러가 이들 나라로 옮겨져 갔다.

이는 아시아 기업들의 자본 차입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된다. HSBC홀딩스 분석가는 "지난해엔 아시아 시장으로 돈이 흘러들어 왔지만, 이제는 반대가 됐다"고 했다. 이때문에 경상수지 위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

고유가 상황도 아시아에겐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이다. 미국.유럽.일본은 30년 전에 비해 산업생산에서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가량으로 줄어 들었으나, 대부분 아시아 신흥국들의 수입 석유 의존도는 오히려 급격히 증가했다.

물론 밝게 보는 전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미국.유럽의 경기 둔화가 아시아에 득을 준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아웃소싱을 활성화시키면서 저비용 아시아 생산 설비에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논리이다. 한 예로 스웨덴의 휴대폰 회사인 텔레폰 에릭슨은 지난주 휴대전화 판매실적이 저조하다면서 향후 이 부문을 아웃소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혜택을 받게된 회사의 하나인 대만의 아리마 컴퓨터는 "퍼스컴 부문의 취약을 휴대전화 비즈니스로 보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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