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관사 만취, '공포의 부산지하철'

부산지하철 기관사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전동차를 운행하다 정차역을 지나쳐 버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31일 밤 10시13분쯤 부산지하철 상행선 노포동에서 신평역 방향으로 운행하던 제1383호(기관사 김진형·41) 전동차가 정차역인 연산동역을 그대로 통과해 시청역에 정차,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전동차가 연산동과 시청역간 500m 구간에서 가다서다를 10여차례 되풀이한 후 시청역에서 멈춰 승객들이 불안에 떨었다.

일부 승객들이 운전실 문을 열고 들어가 기관사 김씨의 음주상태를 확인하고 김씨를 끌어내 경찰에 인계했다.

이날 사고는 기관사 김씨가 술에 만취, 제대로 운전조작을 못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만취상태에서 아무런 제지없이 밤 9시45분쯤 전동차에 승차, 노포동역을 출발했으며 동래역을 지나면서 서행운행과 가다서다를 반복하다 교대역을 10여m 지나 정차한 뒤 연산동역을 그대로 통과했다.

부산교통공단은 전동차 운행이 중단된 지 23분만인 이날 밤 10시36분쯤 대체 기관사를 투입, 지하철 운행을 정상화 했다.

한편 연산경찰서는 1일 김씨에 대해 철도법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이날 사고와 관련 부산교통공단은 대시민 사과문을 통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 발생해 시민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며 "기관사는 물론 전직원들의 정신교육과 출무점검을 강화하는 등 특단의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교통공단은 1일 지하철 음주운전사고를 낸 기관사 김진형(41)씨를 해임조치하고, 사고당시 기관사 출무점호를 맡았던 운용과장배모(59)씨를 직위해제했다. 공단은 또 지휘책임을 물어 승무관리소장 이모(55)씨도 직위해제하는 한편 기관사 출무점호 등 승차전 안전교육전반에 걸친 점검을 실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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