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창회나 생일잔치를 위해 대학가 술집을 찾는 중고교생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통제와 단속이 없어 청소년들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4일 오후 7시 경북대 북문 앞. 3명의 여고생이 케이크를 들고 아무런 거리낌없이 ㅍ호프집으로 들어 갔다. 칸막이로 가리워진 구석자리에 모인 이들의 일행은 남녀고교생 8명. 줄곧 담배를 피워대며 술을 마시고 있는 이들에게 어색함이란 찾아 볼 수 없었다.
같은 날 오후 8시 40분 대구산업정보대학 앞 ㅋ호프. 정장차림과 짙은 화장으로 한껏 멋을 내었지만 어린 모습이 역역한 20명의 남녀고교생들이 요란스런 술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출입을 막거나 주민등록증을 검사하는 곳은 없었다.
100여명의 고교생 사상자를 낸 인천 호프집 화재 참사 1주년을 맞았지만 미성년자의 음주는 여전히 아무런 통제없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두움이 깔리기 시작하는 시간, 대학가 주변에는 사복 차림의 고교생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술집으로 향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모(18.ㅈ고3년)양은 "예전에는 일일호프가 많았지만 요즘은 생일이나 동창회로 술집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조금 겁이 나긴 하지만 죄책감은 없다"고 말했고, 김모(17.ㄱ여상2년)양은 "남자들은 거의 대부분, 여고생은 절반 이상이 술집에 가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자주 가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모이면 보통 새벽에 집으로 돌아가고 맥주 한병은 거뜬히 마신다"고 자랑.
또 손모(18.ㄱ공고3년)군은 "시내 동성로 주변의 술집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주민증 검사를 하기 때문에 주로 단골집에만 가지만 대학 주변 술집의 경우는 거의 검사가 없다"며 "동창회모임의 경우 거의 100%가 술집에서 한다"고 말했다.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 고교생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던 한 업주는 "사복을 입고 대학생이라 속이고 들어 오기 때문에 분간이 어렵고 일단 들어 온 이상 주민증 검사를 하거나 돌려 보내기가 쉽지 않다"며 "받지 말아야 하는데..."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업주와 경찰, 공무원과의 유착비리 등을 의심하는 시민들이 많아 대부분의 경찰들은 단속하러 업소에 들어가기를 꺼린다"며 "일제 단속은 물론 순찰을 통한 지속적인 통제와 지도도 중요한 만큼 제도적인 뒷받침과 시민들의 믿음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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