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과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의 국회증언이 초래한 상황 때문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정씨가 (이씨의)'검찰인맥'에 관해 증언한 점을 의식한듯 긴장과 함께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검찰 수사관계자는 7일 "'수사의 맥'이 끊겼다. 다시 복원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며 "일본에서는 '다나카 수뢰사건'수사때 수사차질 때문에 채택된 증인을 철회한 적이 있다는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수사팀은 이날 온종일 숨쉴틈없이 대책회의를 갖고 흐트러진 수사일정을 복구하는데 매달렸다.
수사 관계자는 "국회증언이 산술적으로는 수사기간을 하루 단축시키는 것에 불과하지만 실은 구속피의자들의 상호진술이 여과없이 노출돼 막대한 차질을 초래했다"며 "그동안 분리신문을 통해 유지해온 추궁단서가 사라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검찰은 '수사방향에 근본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불법대출을 둘러싼 정.관계 로비의혹은 애초부터 수사의 '본류'였고 정씨의 경찰진술도 요약자료를 이미 넘겨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국회증언 내용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
그러나 정씨 증언 중 '검찰 고위인사' 관련 부분 만큼은 예민해 하는 반응을 숨기지 못했다.
정씨가 '이씨로부터 들었다'는 취지로 검찰 고위층 몇명의 실명을 거론해 진술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면서도 우선 '말의 뜻이 무엇인지'를 확인해봐야 한다며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검찰 내부적으로는 정씨의 검찰 간부 거론이 자칫 지난 93년 이건개 당시 대전고검장의 구속사태까지 초래했던 '슬롯머신 사건'이나 지난해 심재륜 전 대구고검장의 항명파동을 몰고온 '대전법조비리 사건'의 전개양상과 비슷하게 흘러가 검찰조직에 심대한 타격을 입히지는 않을 지 우려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더욱이 항간에는 '정현준 펀드 리스트'에 정.관계 인사들과 함께 일부 검찰 고위간부들의 실명이 나돌고 있어 수사팀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는상황이다.
특히 수사도중 검찰간부를 언급한 의혹이 불거져 나온 것 때문에 자칫 수사팀이 발목을 잡히거나 전체 수사결과의 신뢰성을 떨어뜨리지 않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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