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문시장 난국타개책 있는가우방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대구경제가 온통 법정관리에 놓인 것같은 느낌을 주는 가운데 대구경제 구조개편의 계기로 기대됐던 삼성상용차의 퇴출결정은 지역민들에게는 절망적 충격이었다. 시민들이 더욱 좌절감을 느끼는 것은 이같은 경제적 몰락에 문희갑 대구시장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책임있는 지도층이 아무런 비전과 대책을 제시하지못한채 표류하고 있는 사실이다.

물론 지역경제의 침체는 구조조정실패에 따른 전국적 충격파가 영향을 준데다 중앙정부의 수도권 집중적인 정책에 주요한 원인이 있다. 지역경제의 회생을 위해 대구시 당국과 지역의 관계기관들이 노력을 해온 것을 모르는 바도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에도 아무런 성과없이 주저앉고 있는 지역경제는 벌써부터 지금까지의 각종 계획에 대한 재검토와 비상대책이 요구되고 있고 역내 관련기관들의 개별적인 일상업무만으로는 타개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임을 지적받아왔다. 특히 문 시장을 구심점으로 한 지역민의 총화적 대책이 있어야한다는 여론이 빗발쳤던 것이다.

그럼에도 대구지역에는 주요 기관·단체의 모임도 없고 경제계의 대표기관인 대구상의마저 채병하 회장의 부도와 상의회장선거의 후유증이 치유되지않아 제구실을 못하고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상의선거와 관련 문 시장과 채 회장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지역의 급박한 경제문제에대한 범시민적 공동대응을 할 수없어 중앙정부와 다른 지자체와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약체지역으로 보이게하는 것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이같은 지역기관단체들의 균열과 반목은 지자체장으로서 문 시장의 리더십에 강한 회의감을 불러오고 이것이 경제가 몰락하는 대구사회를 총체적 난국으로 몰아가는 원인이 되고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자체장의 리더십은 여러가지 들 수 있겠으나 첫째 공동체 의식을 공고히 하는 화목과 친화력, 둘째 지자체가 경제·사회·문화적으로 나아갈 비전 제시, 역내 집단간의 이해조정능력 등을 핵심자질로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주요기업들이 쓰러지고 실업사태가 오고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지금까지 반복해온 정책들만 되풀이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위기를 벗어날 수도 없고 지역민에게 희망을 줄 수도 없다.

실업문제 해결은 물론 지역에 유망산업을 유치하고 특혜만 누리고 빠져나가는 삼성에 대체투자를 보장받는 등 당면문제에 대한 문시장의 비전과 대책이 제시돼야한다. 어려울수록 지역에 희망을 주고 총화를 다지는 지도력이 절실하다.

---검찰수사, 의심받을만 하다

이른바 '정현준게이트'에 대한 검찰수사는 '불법대출'에 포커스를 맞춘듯한 수사방향에서 획기적인 방향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 첫째가 정씨는 국회증언에서 여·야간 첨예한 쟁점이 됐던 이른바 KKK 연루설에 대해 이경자 부회장이 정권실세들과 교분이 있었다고 했고 신양팩토링개업식땐 권노갑·김홍일의원의 화분이 있는걸 봤다고 밝혔다. 물론 이씨는 이를 부인했고 당사자인 권·김 두의원도 부인했다. 그러나 정씨의 주장은 검찰에 구속되기전부터 국감증언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또 정씨는 완전 파산한 상태로 더이상 재기할 처지가 안될 상태에서 나온 얘기이고 이경자씨는 아직 상당한 재력 가로 그것을 보호하기위해서도 '막말'을 못할 처지인 점에서 정씨의 주장에 더 무게를 두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정권실세 등의 실명이 증언으로 나온만큼 검찰은 해명차원에서도 이번 불법대출사건에 과연 정권실세 등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한점의혹 없이밝혀야 함을 다시금 강조한다. 지금 국민들은 연일 터져나오는 정치권 연루성과 그와 관련된 사실에 격분해 있다는 사실을 검찰은 직시해야 한다. 그 다음 이용근 전 금감원장을 이경자씨가 신양팩토링 회장으로 영입하려고 했고 그와의 로비성을 뒷받침하는 정현준씨의 증언은 그게 사실이라면 이건 현정권의 도덕성에도 치명적일 뿐 아니라 금융·기업구조조정의 사령탑이 총체적으로 부패했다는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태로 이어진다. 물론 "교분설'과 '영입설' 그 자체가 바로 불법대출의 배후와 직결되는 건 아니다. 따라서 검찰은 이미 장 전 국장의 개입사실이 드러난 마당인 만큼 이 핵심의혹도 시원하게 파헤쳐야 할 계제이다.

게다가 검찰간부 3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정씨의 증언은 그야말로 충격이다. 국회증언에서 진술했다면 검찰에서도 당연히 했을법한데 검찰은 이를 지금까지 함구하고 있다가 국회증언 직후에 검찰에서 이미 실제 거론된 검찰간부에 대한 사실확인조사에 들어갔다고 한건 그야말로 유감이다. 검찰이 왜 이런걸 숨겼다가 '수사결과'가 불신을 받을 이런 판단을 한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더욱 검찰수사에 의아심이 가는 건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인 동방금고 유조웅사장, 신양팩토링 오기준사장, 이용근 전 금감원장 등이 꼭 연루성이 터지기 바로 직전에 해외로 도피 또는 출국했다는 사실이다. 야당에서 도피방조의혹을 검찰에 제기할만한 묘한 상황이 아닌가.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진실규명으로 응답해야 할 처지임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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