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이 거둔 한 불우청소년

의성경찰서 점곡파출소가 오갈데 없는 중학생에게 공부방을 마련해주는 등 뒷바라지에 나서 화제.의성중학교 점곡분교에 다니는 송모(15)군.

송군은 한달 전만 해도 동네를 돌며 밥을 훔쳐 먹거나 남의 집 안방에 들어가 잠을 자는 등 주민들의 경계대상 1호로 낙인찍혔다.

그 전까지 송군은 전기도 없는 빈집에서 아버지(37)의 품팔이로 근근히 생계를 유지했으나 최근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이 심해져 거리를 헤매고 다니자, 추위와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동네를 전전하며 이같은 짓을 저질러 왔다는 것.

이를 전해 들은 점곡파출소는 학교측과 협의 끝에 파출소 2층에 송군의 공부방을 마련하고 식사를 제공키로 했다. 또 밤에는 영남대를 나온 의경이 공부를 가르쳐주는 등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배규열 파출소장은 "주민들이 반상회에서 송군 부자를 동네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결정했으나 겨울을 앞두고 이들을 내몰 수가 없어 파출소에 데려 왔다"며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송군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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