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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된'교통카드제 시민들 혼란만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대구 시내버스 교통카드제는 준비 및 홍보 부족으로 엉망진창이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교통카드를 모르고 있었고, 상당수 카드판매소에서는 교통카드조차 비치해놓지 않았으며, 버스기사와 보충상도 별 관심이 없었다.

따라서 완벽한 준비를 이유로 6개월동안 4차례나 교통카드제 시행 시기를 연기해온 대구시와 버스조합에 "그 동안 도대체 뭘 했느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매일신문 사회부팀이 10일 오후 시내 중앙로와 반월당 일대서 시민 20명을 대상으로 교통카드제와 시행시기를 물은 결과 90%인 18명이 모른다고 답했다.

실제 이날 오후 2시 전후 도심을 통과하는 3대의 시내버스에 탑승, 교통카드 이용실태를 취재한 결과, 3대 모두 이날 오전 6시부터 8시간동안 교통카드를 이용한 승객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939번 한 버스기사는 "여러명의 승객이 탈 경우 기사가 직접 교통카드 단말기를 일일이 조작해야 한다"며 "운전에다 기계까지 조작하는 게 귀찮기만 하다"고 불평했다.

840번 한 버스기사는 단말기 작동법을 몰라 운전석 부근에 작동법을 담은 인쇄물을 붙여놓고 운전을 하고 있었다.

또 이날 오전 동아쇼핑, 만경관, 주택은행 공평동지점, 계명대 인근 등 시내 상당수 승차권판매소에서는 교통카드를 팔지 않았다.

대학생 박모(23·달서구 본동)씨는 "교통카드를 갖춰야 할 승차권판매소에서 교통카드를 취급하지 않는다고 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버스조합은 승객들이 지불한 금액만큼 보충해주는 카드보충기를 당초 600대를 승차권판매소 등에 설치하려해놓고 준비부족으로 280대만 설치했다.

더구나 교통카드는 보충상이 은행계좌에 일정금액을 입금하면 교통카드 운영업체에서 보충을 해주는 시스템이어서 대다수 영세 보충상들은 미리 은행계좌에 보충금액을 입금하려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10일 하루종일 승객들은 빈 교통카드를 구입후 카드를 보충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아예 막혀 있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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