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연이 무병장수 첫걸음

많은 사람들이 오래 살기 위해 장수식품과 보약을 찾는다. 뿐만이 아니다. 성인병에 걸리지 않으려고 시간을 내 운동도 하고, 건강 비방(秘方) 소문을 쫓아 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돈도 시간도 들지 않는 아주 효과적인 건강장수법이 있다. 바로 금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러잖는 사람 보다 평균 6, 7년은 빨리 늙는다. 살아있는 동안에도 많은 병으로 고생한다. 60세를 넘기면 폐기능 감소로 일상생활 조차 불편해진다.

◇동맥경화를 만드는 담배연기

담배의 독성은 혈관에 상처를 내고 동맥경화를 만든다. 동맥경화는 뇌졸중이나 심장병의 원인이다. 노인 중 심장병으로 죽는 사람의 25% 이상, 젊은 성인 사망자 45%의 사망 원인이 담배이다.

동맥경화는 혈관 내피 세포의 손상으로 시작된다. 니코틴 작용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담배를 피우면 교감신경이 항진돼 심박수와 혈압이 올라간다. 이것이 혈관을 손상시킨다. 반면 혈소판 응집은 급격히 증가시킨다.

때문에 담배 2개비를 피우면 탈락된 혈관 내피세포가 혈중에서 50% 이상 증가한다. 혈소판 응집은 100배 이상 증가된다. 이 혈소판은 관상동맥 질환, 뇌졸중 등의 원인인 혈전을 유발한다. 같은 원리로 동맥경화로 인한 발기부전의 위험도 높아진다.

니코틴은 자율신경계를 자극, 혈중의 유리 지방산, 몸에 해로운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등을 증가시킨다. 반면 고밀도 지단백은 감소시킨다. 이것은 남아 도는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동맥경화를 예방해 주는 우군이다. 우군을 해치는 것.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이라도 담배를 피우면 운동 효과는 반감된다.

◇암의 3분의 1은 담배 때문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의 폐는 깨끗하다. 반면 흡연자 폐에는 '타르'라는 발암 물질이 검게 쌓여 있다. 이것은 사람 몸에서 생기는 암의 약 3분의 1이 담배 때문에 생기는 것을 잘 보여준다.

담배 연기에는 4천여종의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 그 중에 지금까지 알려진 발암성분은 모두 40여가지. 담배 연기 속의 주요 발암인자는 타르에 포함돼 있다. 담배의 타르를 국소, 기관지내, 피하 등에 바를 경우, 용량·빈도에 비례해 많은 순으로 암이 유발된다는 것이 동물실험에서 증명돼 있다.

담배연기와 직접 접촉되는 입안·식도·폐·기관지 등의 암 중 90%는 흡연 때문에 생긴다. 직접 접촉하지 않는 자궁경부·췌장·방광·신장·위장·조혈조직 등의 암 발생률은 비흡연자에 비해 1.5~3배 높다.

암의 위험은 담배 연기 노출 정도에 비례해서 증가한다. 담배연기는 강력한 발암 인자로 작용하며, 술·석면 등 다른 인자와 상승작용해 암발생 위험을 높인다.◇어떻게 하면 담배를 끊을 수 있나

담배연기는 폐를 파괴해 만성 기관지염, 폐기종 같은 병들을 일으킨다. 또 치주염을 일으켜 입 냄새가 심해진다. 일산화탄소 중독증이 생겨 피부가 거칠어지고 주름이 잘 생기며, 빨리 늙게 된다.

백해무익하다는 담배.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끊으려 하지만 실패한다. 담배는 왜 끊기 어려운 것일까? 니코틴 중독으로 나타나는 금단증상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몸 속의 니코틴 농도가 떨어진다. 그러면 머리는 멍해지고, 안절부절 못하며, 우울해지고, 불안해지는 등의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아침에 일어나서 담배부터 찾는 사람, 금연장소에서도 담배를 참기 힘들거나, 하루 1갑 이상 피우는 사람은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경우다.

금연에는 굳은 결심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과 약속하는 금연 서약서를 작성하는 것도 한 방법. 니코틴 중독이 심한 사람은 금단현상을 치료하기 위해 붙이는 니코틴 패치가 도움된다.

담배를 배우기 시작하는 청소년기에는 몸이 성장기에 있어 담배의 해독을 잘 느끼지 못한다. 해독을 느낄 수 있는 성인이 되어서는 중독돼 끊지 못한다. 그렇지만 담배는 꼭 끊어야 한다. 금연은 기분 좋은 노년을 위한, 무병장수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계명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dhkim@ds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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