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모래폭풍이 몰아치는 황량한 행성 '화성'. 21세기 인류는 과연 화성을 제2의 지구로 꾸밀 수 있을 것인가. 공상과학소설처럼 화성에 식민지를 만들어 천연자원을 채취하고 공해로 찌든 지구를 대신할 은신처로 만들 수 있을까. 아직 황당하기 그지없는 얘기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화성에 대한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화성은 인간에게 적대적이다. 희박한 대기는 숨쉴 여지조차 만들지 못하고 낮시간 내리쬐는 태양복사는 유해 자외선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다. 표면온도는 인간 한계를 시험하기에 적당하고 모래폭풍은 앞길을 가로막는다. 그럼에도 화성은 매력적이다. 태양계 행성 중 지구와 그나마 환경이 비슷하다. 물과 생명체의 존재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10여년 후엔 이런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전망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을 탐사할 야심에 찬 장기계획을 발표했다. NASA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참가 속에 6개 대형 화성 탐사계획이 준비돼 있다는 것. 특히 2010년엔 화성 표면에서 토양이나 암석 샘플을 가지고 올 첫 탐사선이 발사될 예정이다. 연간 예산으로 4억~4억5천만달러가 앞으로 5년간 계속 소요될 전망이다.
특히 2003년의 계획은 흥미롭다. NASA는 2개의 동일한 탐사로봇을 18일 간격으로 화성에 보낼 계획이다. 2개의 우주선을 보내는 것은 성공 기회를 높이기 위한 것. 2003년에 화성과 지구의 배열은 우주선 발사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탐사로봇은 델타2 로켓에 의해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된다. 1호기는 2003년 5월 22일, 2호기는 6월 4일 각각 발사될 예정이다. 이들은 7개월 반 동안 우주공간을 여행한 뒤 2004년 1월 20일 화성 상공 11km 지점에서 낙하산으로 착륙한다. 일단 낙하산으로 착륙속도를 줄인 탐사로봇을 태운 비행체는 에어백을 이용해 착륙시 충격을 최대한 완화하게 된다. 에어백 덕분에 비행체는 적어도 십여차례 공이 튀기듯 화성 표면으로부터 튀어오르게 되며 약 600m 정도 굴러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세심한 충격 대비책을 세운 까닭은 지난해 말 화성 착륙 직후 소식이 끊어진 1억6천500만달러짜리 탐사선인 폴라랜더(Polar Lander ; 극지방착륙선)의 전철을 되밟지 않기 위해서다.
화성 탐사 로봇의 무게는 136kg로 바퀴 6개로 움직이며 태양에너지를 사용한다. 이들은 독립적으로 지구와 통신할 수 있다. 수집된 사진들은 웹을 통해서 일반인에게도 공개될 예정이다. 로봇의 눈을 통해서 NASA 과학자들이 보는 것을 일반인도 볼 수 있다.
로봇은 최소한 90일간 작동할 예정이며, 10대 카메라로 컬러와 적외선 영상을 수집한다. 하나의 카메라가 이동에 사용되고 설치된 컴퓨터와 연결돼 특정 위치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한다. 탐사 로봇의 한 팔엔 바위를 깰 수 있는 도구와 카메라가 내장돼 있다. 로봇은 화성의 하루(24시간37분)에 약 100m를 이동할 수 있다.
미래 언젠가 우리는 TV를 통해 화성에 도착한 우주인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이들은 지구인의 화성 정착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고, 만약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본격적인 화성 식민지 시대가 열릴 날도 머지 않았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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