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주 선남면 이상호씨의 새해맞이

"올 참외값이 어떨지 걱정이지만 그래도 농사는 지어야지요"

새해 첫날 비닐하우스에서 참외접붙이기에 열중인 이상호(46.성주군 선남면 명포리)씨는 오렌지 등 수입농산물 급증과 소비감소로 행여 올해 참외값이 예년같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참외모종 옮기기에 열중이다.

이씨는 요즘 딸기.사과 등 과일시세가 형편 없다는 소식을 접할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그러나 이씨는 참외만한 농가소득원도 없고 특히 올해 참외농사를 위해 지난해 퇴비를 만드느라 구슬땀을 흘린 일을 생각하며 애써 위안을 찾는다.

이씨가 이 마을에 정착한 것은 7년전. 합기도 공인 5단인 이씨는 대구에서 체육관도 운영해보고 또 가구업에 종사하면서 호황기에는 돈을 벌기도 했으나 90년대 들면서 가구제조업이 불황을 맞자 가게를 정리하고 귀향했다.

어렸을때 어깨너머로 참외농사 짓는 것을 보고 배운데다 또 성주농고를 다니면서 영농기법을 배우기는 했으나 막상 남의 논을 얻어 참외농사를 시작하니 처음에는 모든 것이 서툴렀다.

이씨는 성주군에서 참외농사를 잘 짓는다는 사람을 찾아가 영농기술 배우기를 주저 않았다. 수십리 길을 멀다 않고 찾아다녔으며 이씨의 정성에 감복한 이웃들도 자신들이 습득한 지식을 하나둘씩 전수해 주었다. 이때 메모한 영농일지가 이씨가 고품질 참외를 생산하는 밑거름이 됐다.

비닐하우스 12동(2천400평 규모)의 참외농사를 시작한 이씨는 지난해 11월13일 참외접붙이기를 시작, 새해 첫날 비닐하우스에 정식을 시작했으며 3월 중순 첫 출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성주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터 품질인증(Q) 마크를 획득, 고품질 참외를 생산해 올해 6~7천만원의 농가소득을 기대하고 있다.특히 원가 절감을 위해 인근 야산을 돌며 낙엽 500포대(경운기 50대분)를 긁어모아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고 새로운 영농기술을 도입, 고품질 참외생산에 희망을 갖고 있다.

"참외 농사로 돈번다는 것도 이젠 옛말입니다"는 이씨는 "비닐, 종자대 등 각종 영농자재비 인상으로 지난해 비닐하우스 1동의 평균 영농비가 185만원이 될 정도로 토지를 임차해 농사지으면 품값도 건지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씨는 "흙은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고 말한뒤 "새해에는 정부에서 농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농산물 값 안정에 힘써 줄 것"을 소망했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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