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를 쓸때는 우선 동심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그런데 이 눈높이를 맞추는 일이 참으로 어렵다. 너무 낮추면 동심의 겉모습만 그리게 되고, 너무 높이면 어른의 감성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시인은 물론 기성 동시인도 이 문제에 고심하게 된다. 또 하나는 동시인이 동심의 눈높이에 맞추었다해도 그 눈높이에서 사물의 시적인 새로운 면을 찾아내야 한다.
다시말하면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눈뜸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김춘남 씨의 '계단의 꿈'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흔히 보는 계단을 동심의 따스한 눈으로 새롭게 조명하여 시적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동시가 사람의 처지에서 계단의 상징적 의미와 편리함을 노래하였다면, 이 작품은 계단의 처지에서 본 발상의 전환이 새롭고 신선하였다. 그리고 심상이 유약하지 않고 표현이 자연스러우며 거침없는 것도 작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그 외 박성우 씨의 '구두닦기'는 가족간의 따스함이 묻어나는 일부 표현이 인상적이었으며, 조유인씨의 '스웨터를 풀면서'는 요즈음의 남북문제를 다룬 주제의 독특함이 있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계단의 꿈'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김춘남 씨의 '계단의 꿈'을 당선작으로 결정한다. 축하와 함께 정진을 빈다.
하청호(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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