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韓銀 '美 금리인하 분석'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일(현지시각)연방기금 금리를 0.5% 포인트나 인하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외환시장과 주식시장 안정에 큰 힘을 얻게 됐다.

나아가 수출증대 효과를 가져오는 한편 투자와 소비심리도 회복시켜 침체국면에 접어든 경기를 되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4일 '미국 금리인하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분석자료에서 금리 인하는 우리 외환시장과 주식시장, 실물경제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불안하던 외환시장에 큰 힘= 이번 미국 금리인하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 우려가 상당폭 해소됨으로써 세계경제성장 및 교역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한편 우리 경제에 대한 외자유입은 늘어날 전망이다.

또 외환시장에서의 불안감도 해소돼 최근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던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현재 달러당 1천248원으로 전날에 비해 22원이나 떨어졌다.

한국은행 최창호 정책기획국장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중기적으로 수출이 늘어나 외환의 공급우위 기조가 지속되면 기업들이 달러화를 갖고 있을 필요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 회복 기대=미국의 금리인하는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해소시키고 이는 미국 증시를 안정시켜 국내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는 기술주의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증시여건은 나아질 가능성이 많다.

또 국제 금융시장의 투자분위기가 호전되고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우리 기업의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어서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 자금의 유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수출증대에도 도움=미국의 소비심리와 투자심리가 회복되면 수입수요가 늘어 미국에 대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의 대미의존도가 22%에 달하고 특히 미국의 정보화투자에 크게 좌우돼 온 만큼 이번 미국의 금리인하는 우리 수출을 늘리는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미국 와튼경제연구소(WEFA)는 미국의 금리가 0.2% 포인트 내려갈 경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8%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이번에는 금리를 0.5% 포인트 내렸으므로 성장률은 2%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GDP가 이만큼 증가하면 우리나라의 총 수출이 0.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의 수출이 1천727억 달러였으므로 8억 달러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또 그동안의 엔화 약세를 소폭 강세로 돌려 우리 수출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창호 국장은 "수출기업의 자금흐름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외자유입도 늘어나면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기업 자금사정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최근의 경기둔화가 심리적 요인에 크게 기인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투자심리 회복은 실물경제를 활성화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기업의 잠재부실에 대한 우려는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있어 미국의 금리인하만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불안심리와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대폭적인 금리인하에 따라 한국은행도 곧 콜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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