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안기부 선거자금 지원 수사를 계기로 신사년 새해 정초부터 '3김(金)'과 '1이(李)'가 서로 물고 물리는 '후(後) 3김.1이 시대'가 도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 그리고 이회창 한나라당총재가 새해 벽두부터 복잡한 역학관계속에서 새로운 연대와 경쟁 관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것이다.
'3김시대' 청산과 세대교체라는 시대적 당위와 명분에도 불구, 이처럼 3김시대가 복원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작금의 어지러운 정치상황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소야대의 불안한 정치구도하에서 민주당 의원 이적사태, 자민련의교섭단체 구성 논란 등을 거쳐 안기부의 선거자금 지원파문이라는 민감한 현안이 불거지자 YS도 현실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각기 지역기반을 갖고 있는 이들 4자간에 조성되고 있는 미묘한 역학관계는 앞으로 차기 대권경쟁 등을 감안할 때 복잡한 양상으로 발전할 소지가 크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새해들어 두드러진 특징은 'DJP 공조' 관계가 복원되고 DJ-HC, DJ-YS 및 JP-HC관계가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서로 등을 돌린 YS와 JP가 관계개선 여부를 조심스럽게 타진하려는 듯한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97년 대선 전의 4자 각축전과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는 이같은 상황은 '정치 9단'들의 대거 출진으로 향후 '정치의 계절'이 만개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나아가 여야간 정국주도권 다툼, 2002년 대선을 겨냥한 대권 예비주자들의 치열한 물밑 경쟁 등과 맞물려 여러 세력간에 다양한 연대와 제휴, 합종연횡의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DJ-JP의 밀월관계가 예상된다. 김 대통령은 4일 영수회담에서 'DJP 공조'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기정사실화했고, JP도 5일 "우리가 협력해서 세운 이 정권이 잘되도록 총력을 기울여 협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8일로 예정된 김 대통령과 김 명예총재의 회동은 'DJP 공조'의 완결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민련 교섭단체 무산으로 그간 다소 애매한 태도를 취해온 JP가 이번 '부산 구상'을 통해 DJ와 다시 확실히 손잡고, HC와는 선을 긋겠다는 분명한 의사표시를 한 셈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정국구도는 DJ-JP와 HC의 정면 대결양상으로 치달을 공산이 높다.
이런 구도속에서 또 하나의 변수는 YS의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상황논리에만 따르면 DJ-JP의 공고한 연대에 맞서 YS와 HC의 협력구도를 상정해 볼 수 있다.
실제 여야 영수회담의 결렬과 안기부 비자금의 총선자금 유입 수사를 계기로 김 대통령과 HC, YS간에 전면전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이같은 분석은 일정한 설득력을 지닌다.
한 정치분석가는 "적의 적은 우군이라는 말이 있듯이 YS와 이 총재가 안기부 자금 유입설 등으로 코너에 몰리다 보면 서로 손을 잡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그러나 이 총재를 '인간도 아니다'고 몰아붙였던 YS의 경우 HC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는데다 장기적으로는 향후 대권구도를 의식, JP와의 관계개선에 더 무게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않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JP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 DJ와 YS를 화해시키고 '반(反)이회창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한나라당 공천파동에서 이 총재에게 모멸을 당한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는 이같은 구도를 만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마디로 망국적인 영호남 지역감정 해소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DJ와 YS가 손잡고 거기에다 충청권 맹주인 JP까지 가세, 국민화합이라는 기치아래 새로운 정치세력을 태동시킨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구상은 어디까지나 가설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대선을 2년 앞둔 상황에서 '3김'과 '1이'간 보이지 않는 수싸움이 이미 시작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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