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日 병원괴담

영국에서 한 의사가 무려 300여명의 환자를 살해한 사건(본지 6일자 보도)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일본에서 한 간호사가 환자 살해 미수 혐의로 붙잡혔다. 또 미국에서도 한 치료사가 자의적으로 수많은 환자의 '안락사'를 집행, 큰 충격을 던졌다. 병원의 안전성과 의사의 신뢰도 전체가 심각한 불신에 빠지고 있는 것.

◇일본 사건=한 남자 간호사가 입원 환자에게 근육 이완제를 몰래 주사했다가 살인 미수죄로 경찰에 구속된 사건이 일파 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범인 모리 다이스케(守大助·29)의 범죄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

모리는 작년 10월 센다이(仙台)의 한 병원에서 준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11세짜리 여자 어린이 환자에게 근육 이완제를 주사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7일 경찰에 체포됐다. 환자는 목숨은 건졌으나 지금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 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범인이 그 병원에 근무했던 1년10개월 동안 무려 20여명의 입원 환자가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자기 사경에 빠져 그 중 10명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경찰은 여러 환자의 상태가 범인의 근무 시간대에 갑자기 악화되고, 범인이 링거 주사를 놓은 후 상태가 더욱 악화됐을 뿐 아니라, 그 혈액에서 근육 이완제가 검출된 점 등을 들어 모리의 관련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준 간호사는 정 간호사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이다. 현지 신문·방송들은 이 사건의 범행 동기에 대해 "병원측이 처우를 개선해 주지 않은데 대한 불만" "교제 중인 여성과의 트러블" 등 여러 각도로 보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안락사를 명분으로 6명의 나이많은 환자를 살해한 호흡기 치료사가 9일 살인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의 '어드벤티스트 메디컬센터'에서 호흡기 치료사로 8년간 근무하다 해고된 살디바(31)가 환자에게 주사액을 주입하거나 질식시키는 방법으로 6명을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자칭 '죽음의 천사'인 살디바가 이런 사실을 고백한 후 수사를 시작, 지난 3년간 관련 병원에서 발생한 171건의 죽음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 왔다. 살디바는 자신의 판단으로 임종 직전의 환자를 주사액 주입으로 살해했으며, 인공호흡기가 제거된 환자는 질식시켜 숨지게 한 일도 있다고 진술했다.

외신종합=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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