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홀로 공부해 대학합격했는데

"대학 진학의 기쁨보다는 입학금 걱정과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요즘 잠을 설칩니다"

3살때 사고로 척추를 다치는 경추장애(지체장애 1급1호)를 입어 초등학교 문앞도 못가본 김효현(23.달성군 옥포면 강림1리)양이 올 입시에서 대구대학교 재활심리학과에 합격했다.

하빈신과 손이 마비되는 역경속에서 지난 94년 초교를 비롯, 중.고교 과정까지 모두 검정고시로 통과했다.

김 양의 공부방은 촌집의 2평 쪽방. 지난 4월엔 무리하게 책과 씨름하다 과로로 쓰러져 신장이상으로 영남대병원에서 1개월여 동안 입원해야 했다.

김양의 대학입학은 논공교회 최용석(32) 전도사의 도움과 후원이 결정적이었다. "어머니(52)는 저의 수족이 돼주셨고 최 전도사님은 배움과 삶의 용기를 북돋아주었습니다"

그러나 김양은 합격의 기쁨을 미루고 있다. 막노동판에서 월 50여만원을 벌고 있는 아버지(57)의 수입으로는 300여만원에 달하는 입학금과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입학금이 해결되더라도 휠체어와 소변 보조기에 의지하고 있어 옥포에서 대구대까지 매일 통학해야 하는 것이 큰 고민거리다.

김 양을 돌보고 있는 장애인협회 달성군지회 우승윤사무국장은 "전동 휠체어와 장애인 차량이 필요하나 비용때문에 발만 구르고 있다"고 밝혔다.

김양은 공부 못지않게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여 2년전부터 목발로 설 수 있으며 99년에는 2종 운전면허까지 취득했다.

"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저도 누군가의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김 양의 소박한 소망이다.

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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