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음악저작권'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저작권료를 납부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래방 기기업체에 대해 형사고발은 물론 신곡을 더이상 노래방 기기에 실을 수 없도록 한 것.
게다가 저작권협회는 저작권 침해행위를 하고 있는 일부 가정용 소프트웨어업체 등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인데다 음반제작사도 인터넷 등을 통한 대중가요의 무제한 유통에 제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저작권 분쟁은 갈수록 첨예한 갈등 양상을 빚을 전망이다.
◆저작권협회측 주장=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지난 4일 노래방 기기업체를 형사고발 했고 민사소송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협회측에 따르면 지난 96년 이후 저작권료 납부방식이 정액제에서 인세제로 바뀐 이후 노래방 기기업체들이 저작권료를 99%가량 미납, 저작권료가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됐다는 것.
협회측은 이에 따라 민·형사적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 노래방 기기업체가 신청한 신곡사용 신청을 승인하지 않아 양측의 극적인 합의가 없는한 당분간 노래방에서 신곡을 부를 수 있는 기회는 가질 수 없게 됐다.
협회 한 관계자는 "제조업체가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던 사실을 인정하고 체납된 금액을 다시 납부하지 않는 한 소송과 신곡 사용 불허조치 등을 풀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책이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이와 함께 가정용 소프트웨어 업체의 저작권 침해행위에 대해서도 노래방 기기업체와 동일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저작권 분쟁의 확전을 예고했다.
◆노래방기기업체·관련자 반응 =노래방기기업체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더욱이 '국민적 여가 선용 수단'으로 자리잡은 노래방 이용자들까지 신곡 사용 불허조치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래방기기업체측은 "저작권협회가 저작권문제를 위탁받아 관리해야하지만 지난 해 한 작곡가가 개별 노래방기기업체를 상대로 저작권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혼란을 야기한 저작권협회의 책임도 크다"며 이용자들의 불편을 부르는 강경조치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래방 업주들은 저작권협회와 기기업체간의 분쟁때문에 자칫 영업에 커다란 손실을 입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신곡을 부르기 위해 노래방을 찾는 10·20대 등 젊은 고객층의 이탈이 염려되기 때문.
대구시 중구 동성로의 한 노래방 업주는 "외국과 달리 여러가지 여건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우리나라에 원칙대로 저작권법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며 "영세 상인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인만큼 대립보다는 타협점을 찾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망=지난 해 미국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음악파일 유통의 불법성 논쟁처럼 음악 저작권 문제는 국내에서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작권협회가 노래방 기기업체에 대해 강경책을 쓰는 것을 계기로 현재 논쟁이 되고 있는 음반제작사와 인터넷 음악파일 운영자 등과의 갈등도 수면위로 부상할 것이란 예상.
김덕수 아이케이팝 영업부장은 "새앨범이 나오자마자 신곡이 대량으로 인터넷으로 흘러들어가 마구잡이로 유통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음반사 입장에서 여러가지 자료를 측정한 결과, 영업손실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음악파일 유통 사이트 운영자들은 "음악파일의 유통이 정상적 판매보다 오히려 음반 홍보효과가 더 크다"며 "저작권 보호라는 대전제는 수긍하지만 원칙 그대로의 적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