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홈플러스의 가짜 친절 사람 다쳐도 소 닭보듯해

가족들과 함께 최근 홈플러스에 장을 보러 갔다가 매장 직원들에게 수모를 당했다일곱 살된 아들을 쇼핑카트에 태우고 지하매장에서 물건을 구경하는 사이 아이의 실수로 카트가 냉장 쇼케이스로 넘어졌다. 쿵하는 소리에 놀라 아이를 붙들어 세웠을 때 아들의 입 주위에서는 피가 쏟아졌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던 중 매장 판매원 아주머니가 휴지를 갖다줘 지혈에 나섰다. 휴지 두 뭉치에 흥건할 정도로 피를 흘려 바닥에 핏방울이 상당히 떨어졌다. 이런 상황은 2~3분간 이어졌다.

문제는 이 때부터 시작됐다. 긴급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아이 맞은 편에 있던 홈플러스 직원이 "아이를 데리고 나가라"고 했다. 곧이어 "(아이를)치워라"는 이야기를 2번이나 더 했다.

이 말을 듣고 화가 상당히 났지만 상황이 급했던 터라 의무실이 어디냐고 물었다. 위치를 알고 있다는 직원이 없었다. 층마다 비치돼 있다던 응급 약상자를 갖고 오는 직원도 없었다.

5분 쯤 지난 뒤에야 관리 직원이 현장에 나타났다. 이 직원 역시 피를 쏟는 아이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고 고작 1층 약국으로 데려가는 것으로 자신의 일을 마쳤다. 약국에 있던 직원도 '이 정도면 병원에 가봐야겠네'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대했다. 결국 내가 직접 아이를 데리고 인근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했고 다행히 아이는 3, 4 바늘 꿰맬 정도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 입구에 '고객을 위한 더 높은 가치를 향해'라는 식의 문구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 직원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고객을 감동시키고 이 점포를 다시 찾게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송성호(대구시 상인동)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