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인터넷 벤처기업에 대한 열기가 식으면서 자칫하면 인터넷의 시대가 유행따라 한물 간 것 같이 느끼는 수가 있다. 게다가 코스닥 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인터넷 사업에 대한 흥미를 잃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서울의 벤처기업들이 밀집해 있던 테헤란로의 빌딩들에서는 점차 비는 사무실이 늘고 있고, 기업들 전체적으로도 인터넷 사업이나 정보기술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경기하강에 따른 대응책에 급급한 인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급속히 어려워진 경제현상 때문에 일시적으로 일어난 현상이라 하겠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앞으로 경제가 회복이 되든 또는 더 어려워지든 기업과 가정에서 정보기술의 활용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모든 기업이나 가정이 인터넷을 쓰는 세상으로 변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 예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의 앤디 그로브 명예회장은 "5년내에 모든 기업은 인터넷 회사가 되든지 아니면 회사가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5년 후에도 인터넷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개인은 우리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을 의미한다. 둘째는 인터넷 기업의 의미를 다시 한번 정의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기업이라 하면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벤처를 하는 기업을 생각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인터넷상에서 소비자와 직접 거래를 하는 B2C(business to consumer)나 B2B(business to business)사업을 하는 기업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인터넷 기업을 극히 좁은 각도에서 보는 것이다. 반면 인터넷 기업을 좀더 넓은 시각에서 정의하면, 기업이 생산 판매 구매 등 모든 측면에서 인터넷을 활용하여 경영하고 있으면 바로 인터넷 기업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Dell 컴퓨터 회사는 영업대리점 하나 없이 인터넷을 통하여 미국 전체에 판매를 시도하여 이제는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의 회사가 되었고 이 회사는 대표적 인터넷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Dell 컴퓨터는 미국시장만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 누구든지 언제든지 Dell 사이트에 인터넷으로 접속하여 구매를 할 수 있다. 이는 판매의 측면에서 인터넷을 충분히 활용하여 대표적 인터넷 기업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제품판매에서 인터넷을 통하여 직접 판매함으로써 대리점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면 이는 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직결되어 해당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인터넷의 활용은 판매나 구매 뿐만 아니라 생산의 측면에서도 기업의 생산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한 예로 공급사슬관리(SCM)를 통하여 재고를 줄이고 부품의 적기공급이 되도록 관리함으로써, 미국 시스코(CISCO)사의 경우 최대 4%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 이야기하는 인터넷 기업이란 좁은 의미로 인터넷 사업을 하는 기업이라기 보다는 넓은 의미로 인터넷을 생산.판매.구매의 측면에서 활용하는 모든 기업을 지칭한다 하겠다.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 인터넷의 발전은 단순히 인터넷 벤처 기업에만 영향을 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조업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물론 금융이나 유통부문에서 인터넷의 영향은 이들 산업의 구조를 바꾸고 영업체제를 바꾸게 되겠지만, 제조업 부문에도 관리체제부터 경쟁양상까지 모든 것을 인터넷이 바꾸어 놓을 것이다.
요즈음 인터넷의 열기가 코스닥 시장과 더불어 식어져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앞으로 코스닥 시장과는 상관없이 인터넷을 활용하여 제조나 유통부문의 변화는 더 큰 폭으로 일어날 것이며 따라서 인터넷에 대한 관심을 더 높여야 할 것이다. 5년 이내에 모든 기업이 인터넷 기업이 되든지 아니면 존속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명심할 때이다.
서울대교수.경영학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