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문 (가)의 내용은 발니바비의 몇 사람이 허공에 뜬 섬나라에 가서 실용적이라고 하여 배운 약간의 지식은 비현실적인 온갖 내용의 것들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농업과 건축술의 새로운 규칙과 방법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이다. 제시문 (나)의 학은 천하 민생이 실제로 쓰는 바와 천하의 정치가 근거로 삼는 형체가 있고 실제의 사물에 처하여 증명할 수 있는 실학을 중시하는 것이다. 두 제시문의 공통점은 현실적인 유용성을 중시하는 학문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만을 중시하는 것은 인간 중심의 사고로 새로운 많은 문제점을 낳는다.
먼저 이는 정신적인 학문의 고갈을 가져온다. 실질적인 유용성이 없는 인간의 삶의 태도나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도 현실 세계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가령 미술이나 음악은 당장 실용적인 면에서 유용성은 없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정서를 정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인류가 옛날부터 이러한 영역들을 추구해 온 것은 실용적인 측면에서 쓰임은 없다고 하더라도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풍경화를 보고 마음의 편안함을 느낀다든지 조용한 음악을 듣고 정신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다. 제시문 (나)에 나타난 신(神)에 관한 이론이나 이(理)에 관한 이론을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없고 증명할 수 없다고 배척한 것도 옳지 않다. 신과 이에 관한 것이 현실적 유용성이 없다고 해도 여전히 인간의 정신적 영역에서는 중요한 것이다. 이들은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며 정신적인 방황으로 괴로움을 겪는 사람에게 가치 판단의 기준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다음으로 인간 중심의 사고는 자연의 섭리를 거역하여 생태계의 위기를 가져온다. 오늘날 현대 문명은 현실적인 유용성만을 강조하다가 새로운 환경 문제를 낳았다. 제시문 (가)에 나타난 아주 튼튼해서 영원히 수리하지 않는 건축재가 나오면 그 건물을 해체하여 새로운 건물을 짓게 되면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 쓰레기가 된다. 이러한 건축재들은 결국 지구의 오염을 심화시킬 뿐이다. 어떤 계절에도 과일을 익게 하고 생산을 지금의 열 배로 증가시키면 그 과일은 다 소비할 수 없고 맛의 효용가치는 떨어져서 오히려 소비가 줄고 새로운 쓰레기가 될 뿐이다. 오늘날 많은 문명의 이기들이 이러한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되었다. 건축재로 쓰이는 콘크리트도 집을 뜯게 되면 새로운 쓰레기가 되었다. 이는 결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지구의 생명을 죽이는 것이 되고 말았다. 인간 중심의 문명의 이기들은 오늘날 수많은 생물 종의 멸종을 가져왔고 이는 생태계의 위기를 초래했다.
인간이 추구하는 것은 인간 중심의 실용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것은 많은 문제가 있다. 오늘날 인문학의 위기를 가져온 것도 실용적인 효율성만을 강조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물질적인 효용성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가치도 필요하다. 정신적인 학문이나 예술의 영역이 여전히 탐구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필요에 의해서이다. 사람이 앞으로 지구 위에서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것이어야 한다. 생태계의 질서를 무시하고 인간만을 생각하고 사는 것은 오히려 인간의 존재의 위기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강종환(경상고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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