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음란의 바다 인터넷

인터넷은 인류가 발명한 가장 혁명적인 문명의 이기이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바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여기 드나드는 것이 이젠 일반화돼 하나의 새로운 사회로 정착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 사회는 기존 사회와 마찬가지로 밝음과 어둠을 동시에 갖고 있다. '성(性)의 타락'은 바로 어둠 가운데 대표적인 예이며, 이로 인해 성윤리에 일대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글로 제공되는 음란 사이트가 100개를 훨씬 넘어섰고, 외국어로 전달되는 경우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다양하다고 한다. 1천만명에 이르는 인터넷 이용자 자운데 70% 이상은 30세 미만이며, PC통신 가입자 수만도 600만명을 넘어선지 오래 됐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들 이용자의 절대다수가 청소년들이며, 이들이 75.3%가 PC통신에서, 그들의 53.4%는 인터넷 상에서 각종 음란물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인터넷 성인방송까지 IJ(인터넷 자키)의 음란 행위, 성행위를 담은 동영상, 몰래카메라로 찍은 장면, 삽화를 넣은 음란소설 등을 다반사로 내보내다 10여 곳이 적발되기도 했지만, 당국이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를 일일이 검색해 적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배우도 아닌 남녀들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그런 비디오 테이프를 만드는 세태는 정말 걱정스럽다. 어디 그 뿐인가. 여고 1년 중퇴생이 3개월간 주로 PC방에서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성인남자 60명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구속됐다는 보도에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7월 청소년 보호법 시행 이후 원조교제를 한 청소년으로서는 첫 구속이만, 상습 원조교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청소년 가운데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그런 일을 저지르는 경향 때문에 취한 조치라니 더욱 기가 막힌다. 청소년 보호는 전세계적으로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한 나라의 장래는 청소년들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국가는 청소년들이 각종 유해환경으로부터 자유롭게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사회와 학교, 가정도 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응분의 책임을 져야만 한다. 인터넷이 인간 사회를 위한 문명의 '이기'가 되느냐, '흉기'가 되느냐는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지 않을까.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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