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재현된 '피플 파워'로 에스트라다가 필리핀 대통령 자리에서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물러나고, 글로리아 아로요 부통령이 새 대통령에 취임했다.
아로요 새 대통령은 취임 후 곧바로 사태 수습 작업에 들어가, 재무장관과 경찰청장을 교체함으로써 질서와 경제 문제에 가장 먼저 손을 댄 뒤, 나머지 각료들에겐 후임자 임명 때까지 계속 근무토록 명령했다.
이어 정권 인수위를 구성, 22일 오전 9시에는 대통령궁에서 대통령기 게양식을 가진데 이어 첫 각료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전국민의 40%에 달하는 빈곤층을 4년 내에 절반으로 줄이며, 국제 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외국기업 활동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년8개월간 대통령직에 있었던 에스트라다는 지난 20일 범야당 세력이 제시한 사퇴 시한(오전7시)이 지난 뒤 시위 군중 수만명이 대통령궁(말라카냥)을 향해 행진하자 위협을 느끼고 오후 1시쯤 "대통령직 박탈을 결정한 대법원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에 앞서 아로요 부통령측에 대통령직 승계가 정당하다고 통보했었다. 사임이 발표되자 시위군중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리고 깃발을 흔들었으며, 필리핀 전역은 축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에스트라다는 "아로요의 대통령 취임이 합헌적인 것인지 극히 의심스럽지만, 국가 발전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물러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오후 대통령궁을 떠나 자신이 시장으로 있었던 산환 지역으로 갔다. 측근들은 사임 발표에 앞서 그를 버리고 대통령궁에서 빠져 나갔다.
그가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아로요 부통령은 수만명의 축하 군중 들이 몰린 가운데 에스다 성당 취임식장의 대법원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그는 취임 연설을 통해 "국민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지도력을 발휘해 필리핀에서 부패와 가난을 몰아내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국가적 목표의 강력한 추진과 빈곤 타파 △정부.사회의 도덕 수준 향상을 통한 강력한 통치기반 마련 △정실인사 및 자의적 통치가 아닌, 원칙과 국민의 뜻에 따른 국정운영 등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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