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고비 '빈(貧)', 외제선물 '부(富)''바닥'경기가 설 풍속도마저 바꿔놓았다. 차례상 규모와 선물보따리가 눈에 띄게 줄고, 세뱃돈으로 1천원짜리 지폐가 동날 정도이며, 귀향경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카풀, 렌트카 이용이 늘었다.
대구에서 보험회사에 다니는 김모(37.수성구 범어동)씨는 이번 설 귀향은 형제 가족들과 자가용 2대만 갖고 함께 가기로 했다. 따로 고향 영주로 갈 경우 최소한 30여만원의 경비가 들지만 카풀을 할 경우 15만원이상은 아낄 수 있기 때문.
수성구 황금동 한 렌트카회사의 경우 설 귀향 특수 때문에 승용차는 이미 한 달전에 예약이 끝난 상태다.
대형유통업체에 따르면 예년 설 선물은 5만원대이상의 조기, 고가양주, 갈비 등이 주종이었으나 올 설에는 1~3만원대 세제류, 참기름, 식용유 등 생필품이 인기선물로 자리잡았다. 양말, 손수건 등 5천~6천원짜리 제품을 낱개로 구입, 선물로 꾸미는 '알뜰족'도 크게 늘었다.
공무원 양모(42.북구 태전동)씨는 지난해 설에는 조카들 세뱃돈으로 5천원짜리를 준비했지만 올해는 은행에서 1천원짜리 신권 2만원가량을 바꿔두었다. 대구은행 북구청지점은 "설에 대비해 신권으로 1천원짜리 1천만원, 5천원짜리 2천만원어치를 준비했지만 1천원짜리는 거의 동이 났으며 1만원 신권 수요는 지난 설에 비해 20~30%정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19일 오후 7시 대백프라자 명품관. 설 선물 안내광고문이 붙은 지갑 코너에는 발길이 끊어지지 않았다. 직원에 따르면 설을 앞두고 50만원을 호가하는 루이비통같은 유명 외제품이 하루 평균 700여만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인근 코너에서는 400만원짜리 카르티에 등의 외제 시계도 하루 평균 3, 4개 정도 팔리고 있으며, 35만원 상당의 듀퐁 라이터를 선물용으로 찾는 사람들도 많아 매출이 지난해 설과 비교해서 35% 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택배 대구지점은 설을 앞두고 배달이 평일보다 65% 증가한 하루 평균 1만4천여건에 달해 이를 처리하느라 눈코 뜰새가 없는 실정이다. 특히 800여만원의 모피코트와 200만원을 넘는 귀금속 같은 고가품 배달도 하루 평균 10여건에 이르고 있다.
대한통운택배 대구지점도 주문량이 하루 평균 1만2천여건으로 평시보다 50% 증가, 50대의 차량으로 주문량을 모두 처리하지 못해 퀵서비스와 중소택배업체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직원들의 승용차까지 동원될 정도다.
한 택배회사 직원은 "일부 부유층의 호화 선물이 도를 지나칠 정도다"며 "모두가 훈훈한 설날이 될 수 있도록 어려운 이웃들을 살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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