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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못하지만 행복해요"주문밀려 설에 출근한 세방화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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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8시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세방화섬. 달성공단내 입주업체들이 설 휴무에 들어갔으나 이 곳에서서는 기계소리가 요란하다.

원사를 가공, 폴리에스터를 만들어 7개 국내업체에 공급하고 있는 세방화섬(대표 황국기)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밀려드는 주문량이 많아 부득이 설 연휴 가동에 들어갔다.

한달 평균 주문생산량은 700여t. 8대의 기계를 휴일없이 한달 동안 가동해도 주문량을 맞추기 힘들 정도다.

22명의 직원 가운데 설 연휴를 반납하고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은 7명. 공장을 멈출 수 없어 설날 근무신청을 받은 결과 권오현(31.달성군 논공읍)씨 등이 회사 동료를 위해 자원했다. 이들은 주간근무조 4명, 야간근무조 3명으로 나눠 주야 교대로 설 연휴 동안 공장에서 일할 계획이다.

입사한 지 1년2개월이 됐다는 권씨는 고향인 상주에 가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훈훈하다. 남들처럼 3, 4일간의 연휴를 고향에서 가족, 친지들과 즐기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한차례 전직의 아픔을 겪은 권씨에게 직장이 있다는 것은 오히려 행복이다.

주말 부부인 최복자(31.여)씨도 남편과 자식이 있는 전주에 가지 못해 시어머니게 죄송한 마음에 전화를 드렸더니 오히려 집 걱정하지 말라며 격려해주는 어른들의 말씀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또 22일 야간근무에 투입된 뒤 23일 오후 6시30분 다시 출근하는 정선화(27.여)씨도 "서울에 계시는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해 미리 선물을 보내고 새해 인사를 드렸다"며 "설 연휴를 반납하고 적막감마저 감도는 달성공단에서 새해를 맞는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회사측에서는 고향에 가지 못한 직원들에게 설날 선물과 떡국을 대접하고 2월 초순 주말을 이용, 고향에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 자원했습니다. 불경기속에서도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고 일감이 많아 행복합니다. 마음만 고향으로 보냈습니다"

오전 8시30분 야간 근무조와 교대를 위해 출근한 박봉희(27.여.충북 영동)씨의 웃음속에는 민속 최대 명절의 넉넉함이 배어있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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