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26일 낮 12시16분(현지시간 오전 8시46분) 쯤 인도와 파키스탄에 리히터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 1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지진은 불과 30여초 동안 계속됐으나 인도의 경제적 심장이라는 서부 구자라트 주를 강타, 이곳에서만도 1천6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냈다. 그러나 시신 발굴 작업이 계속 진행되면서 사상자 수는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또 2천여명이 부상했으나 병원의 환자 수용능력 부족으로 많은 환자들이 야외에서 치료 받고 있다.
이번 지진과 관련, 바지파이 인도 총리는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가적 재난"이라 규정하며 모든 국민들이 힘을 합칠 것을 당부했다.
#지진 현장 이모저모
인도 정부는 관리들과 군부대를 동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인력부족으로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피해자 가족 등 주민들도 생존자를 찾기 위해 맨손으로 필사적으로 건물 더미를 헤치고 있다.
0…대지진이 직접 강타하고 지나간 구자라트 주의 공업도시 '아마다바드'와 '부지' 등에서는 병원마다 시신이 수십구씩 쌓이고 생존자들은 여진 공포 속에 가족을 찾아 거리를 헤매는 등 아수라장을 이뤘다.
'부지' 시에서는 대형빌딩이 무너지면서 150명이 사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아마다바드' 경우 무려 500여채의 건물이 붕괴되면서 시내 병원 건물 마저 무너져 부상자 치료와 시신 수습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지'의 한 병원은 시신 수십구를 수습하지 못해 베란다에 방치해 놓고 있었으며, 병원 복도는 부상자들의 신음소리와 사망자 가족들의 절규가 끊이지 않았다.
아마다바드의 한 구호대원은 "학교건물이 폭삭 내려 앉아 학생 30명이 참변을 당한 것 같다"며 울부짖었다.
0…구자라트 주의 일부 주민들은 또다시 지진이 일어날 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일종의 정신병 증세를 보이며 저녁이 됐는데도 귀가하지 않고 거리를 헤매고 돌아다녔다. 아마다바드의 저녁 기온은 7~8℃까지 내려가 쌀쌀한 기운이 느껴질 정도이지만, 적잖은 시민들은 가족들을 데리고 나와 길가에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샜다.
이런 가운데 오래된 건물도 지진을 견뎌 내는데 반해 새로 지은 건물들이 여지없이 쓰러지자 부실공사 논란도 일고 있다. 한 건축 기술자는 "불과 5년 전에 건축된 수십층짜리 복합 빌딩이 어이없이 무너져 내렸다"고 개탄했다.
0…지진으로 구자라트 주의 여러개 발전소들이 가동을 중단, 일부 지역에 전력공급이 중단됐다. 수도 뉴델리 서부 수라트에서도 건물 2채가 무너져 적어도 18명이 숨졌으며, 금융 중심지 뭄바이, 동부 연안도시 마드라스 등지에서도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 나가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뉴델리에서는 지진에도 불구하고 인도 공화국 선포 51주년 기념일 퍼레이드가 오전 10시에 강행되기도 했다.
지진은 네팔과 방글라데시에서도 감지됐으며, 파키스탄에서는 남부 하이데라바드 시에서 3층 가옥이 붕괴돼 2명이 숨지는 등 적어도 4명이 사망했다.
0…이번 지진에 대해 인도측은 리히터 규모 6.9 규모라고 밝혔으나 미국 국립 지진정보센터는 진도가 7.9라고 발표했다. 또 중국 지진관측소는 7.8로 관측했고, 파키스탄.네팔 등에서는 각각 6.2와 7로 측정됐다.
이번 지진은 1950년 아삼 주를 강타한 진도 8.5의 강진 이후 인도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것이다. 인도에서는 1993년에도 마하라슈트라 주를 강타한 진도 6.0의 지진으로 1만∼3만명이 사망했었다.
0…인도에서는 현재 세계적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가 수백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고 있으나, 그곳은 지진 발생지로부터 1천600여km나 떨어져 있어 진동을 겨우 느낄 정도에 그쳤다.
한국 교민의 피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대사관에 의하면 지진 발생 지역에는 일반 교민은 없고 SK건설 4명, LG건설 3명 등 7명의 주재원들이 있으나 무사하다. 또 지진 지역은 관광지가 아니어서 여행객 피해도 없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외신종합=국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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