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흐려진 금리효과

'뒤로 밀린 증시, 조정국면에 접어드나'지난 주 후반에 주식시장은 거래소, 코스닥 모두 조정양상을 나타냈다. 거래소 시장은 이틀째 소폭 내리며 지수 600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코스닥 시장 역시 개인투자자들의 매물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이틀째 약보합권으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거래소 시장은 거래도 부진, 시장체력이 떨어졌음을 반영했다. 2일 거래대금은 1조7천억원대로 지난 1월 3일 이후 처음으로 거래대금이 1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시장은 '마의 벽'으로 여겨지는 85선 돌파에 실패한 채 차익매물로 인해 약세로 돌아섰다.

이제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은 증시가 유동성장세를 마감하고 앞으로 중·단기 조정국면으로 접어들 지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우선 거래소 시장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강도가 약해지면서 현재 증시에 상승세를 추동해 낼 재료나 에너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소폭 등락을 거듭하는 지루한 장세가 한동안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한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도 "미국 증시가 추가적 금리인하에도 불구,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게 코스닥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지되더라도 당분간 보합권 등락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선물매매가 주가 흐름 좌우

증시가 당분간 조정국면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증시 전반에 걸쳐 조정국면 전개를 암시하는 현상들이 돌출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먼저 외국인 선물매매 방향에 따라 시장흐름이 좌우되는 선물장세를 들 수 있다.

지수의 추가상승 여부에 대한 확신부족으로 기관투자가들이 투자위험이 적은 현·선물 차익거래에 집중하면서 시장흐름이 프로그램매매 방향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선물매매가 지대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선물매도를 확대하면 선물가격 하락→프로그램매물 출회→시가총액 상위종목 약세→주가하락의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최근 들어 외국인의 현물매수 규모보다 선물시장에서 어떤 매매형태를 보이는 지가 주가흐름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는 실정. 지난 주 후반 외국인들은 현물시장에서 매수를 이어갔으나 선물시장에서는 순매도를 보였고 이에 따라 지수가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금광·금괴 3인방 강세

2일 거래소 시장에서는 금광·금괴 3인방인 동아건설, 영풍산업, 현대상사가 나란히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동아건설은 지난 1월 4일 3천265원까지 올라갔다가 내리막길을 걸었으며 곧이어 현대상사와 영풍산업은 1월10일 전후까지 상한가 등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다 소강상태로 빠졌었다. 황성윤 증권거래소 시황분석팀장은 "시장에 호재가 없을 때 부상했던 이들 종목이 유동성장세의 효력이 거의 모든 종목으로 확산되면서 투자가들의 관심대상에서 멀어졌다"며 "그러나 최근 미국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활력을 잃자 이들 종목이 다시 주목을 받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동성장세 가능성 희박

UBS워버그증권은 최근 금리 인하가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현재 시점에서 추가 유동성 장세가 시현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UBS는 '한국시장전략'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추더라도 시중 자금은 증시로 유입되는 대신 저축으로 향하는 규모가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가 하락해도 기대 소득이 줄었을 경우 개인들은 안정적인 수준의 자금을 확보해두기 위해 저축을 선호하기 때문에 통화는 빠르게 축소될 것이란 얘기다. 지난해 주식시장 붕괴로 미래 예상소득이 감소하고 인플레율이 매우 낮으며 신용카드론이 늘어난 점 등에서 이같은 징후가 보인다고 UBS는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증시전문가들은 실질적인 국내 유동성 보강여부가 주식시장의 추가상승의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SK증권 한 관계자는 "지수상승을 위해서는 개인자금의 유입이 전제돼야 한다"며 "시중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자금이 증시로 들어와야 상승세를 점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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