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출신 세 은행장 주총 앞두고 벌써 희비

올 봄 은행들 주주총회에서 상당수 행장들이 교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역출신 은행장 3명의 거취를 두고 벌써부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김경림(60) 외환은행장과 이경재(62) 중소기업은행장이 경영실적 호조로 임기보장 내지 재기용이 낙관되고 있는 반면 김진만(59) 한빛은행장은 경질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김천 출신으로 지난해 5월 취임한 김 외환은행장(경북대사대부고-서울대 법대)은 금융사고나 공적자금 투입 없이 원만하게 은행을 운영해 와 2003년까지 임기 3년이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행장으로 재임했던 지난해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스카우트됐던 김 행장은 현재 대주주인 독일 코메르츠은행의 두터운 신임에 직원·사외이사들의 지지까지 받고 있다.

영주 출신인 이 중소기업은행장(경북고-서울대 상대)의 경우 98년 취임 후 적자에 허덕이던 은행을 2년 연속 흑자로 전환시킨 공을 인정받아 임기가 끝나는 올해 5월 재기용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무려 4천50억원의 흑자를 기록해 인사권을 가진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 한국은행에서 건너온 이 행장은 소탈한 성격과 현장밀착경영으로 사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반면 군위 출신인 김 한빛은행장(경북대사대부고-서울대 법대)은 임기 1년이 남았지만 3월 10일 열릴 주총에서 경질될 가능성이 높다. 김 행장은 지난 99년 1월 한미은행장에서 통합은행인 한빛은행 초대 행장으로 영전했지만 재임기간 중 투입됐던 공적자금 4조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불법대출사건으로 인한 정치공방, 완전감자 등에 대한 경영책임 등으로 재기용이 불가능한 실정. 인사권을 가진 정부가 여론을 의식, 내부적으로 경질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한빛은행의 경우 숨겨져 있던 부실채권이 많아 김 행장이 희생양이 된 측면도 있다"며 "관운에 따라 행장들의 처지가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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