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대학원을 졸업했으나 앞길이 막막하여 더 배운 것을 후회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런 필자의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깨우쳐준 인물이 바로 피히테다.
독일의 지성 피히테는 나폴레옹 군대에 점령된 베를린에서 '독일국민에게 고함'이라는 강연을 했다. 그는 궐기나 저항이 아니라 국민교육의 중요성과 자기 내면의 충실을 강조했다. 당시 베를린대학 총장이었던 그는 50이 넘은 나이에 입대원서를 냈다.
그의 아내 난 여사는 종군 간호사로 일했다.
실천이 뒤따른 그의 행동은 배움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앎이 더 중요한 것임을 일깨워준 것이다.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그들의 삶이야말로 올바른 앎과 삶에 대해 다시 한번 마음속에 그려 보도록 만든다.
'사람이 아는 것은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하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명제다. 사람들은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고 한다.
그러나 사물의 이치에 대한 보편적 지식은 그저 앎(知)일 뿐이다.
그 지식이 보다 슬기롭게 쓰여질 때 앎은 바로 지혜(智)가 된다.
피히테의 앎은 단순히 배움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올바른 앎, 바로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그를 지성이라고 하지 않는가! 핵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원폭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그는 처음 만족해했지만 그로 인해 30여만명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자기의 앎이 어떤 재앙을 가져 올 것인가에 대하여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이런 결과는 그로 하여금 원자력이 인류 복지에 보탬이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도록 만들었다.
이런 앎과 삶이 아무에게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인의 무리가 하는 소리도 중요하지만 현인(賢人) 한 사람의 훌륭한 앎이 뭇사람의 삶을 인도하기 때문이다.
인도는 간디와 타고르가 있어 200여년의 식민지 국민이라도 멸시 당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현인들의 삶은 '많이 알려고 하는 것보다 그 앎이 삶에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가에 대하여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살아있는 교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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