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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가 유치원을 졸업했다. 일어나기 싫어하는 꼬마를 억지로 깨워 옷 입히고 씻기고 밥 먹여서 2년 동안이나 버스에 꼬박꼬박 태워준 아내나 결석 없이 열심히 다녀준 꼬마, 천방지축 날뛰는 애들을 데려다 열심히 놀아주고 가르쳐준 선생님 모두 고맙게 느껴진다. 친구와 싸울 줄도 화해할 줄도 알게 되었고 누구와 친하고 어느 여자애가 좋다고 은근히 이야기도 할 수도 있게 되었으니 유치원에 다닌 성과는 그런 대로 있는 셈이다.

눈물을 보이시는 유치원 선생님을 뒤로하고 나는 가족들과 중국음식점으로 갔다. 자장면을 먹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아이들이 자장면도 그렇거니와 좋은 날이라고 시킨 탕수육도 제대로 먹지 않는 것이었다. 피자가 좋은데 라는 말을 흘리는 애를 보며 은근히 부아가 났다. 자장면이 어딘데.

어릴 적 자장면 맛은 정말 기가 막혔다. 어릴 적 살던 서울의 남산동 좁다란 중국인 골목 입구에 있던 봉수네 자장면 맛은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개근상장을 받아든 졸업식 날 우리 가족은 예의 봉수네 중국집으로 가곤 했다. 자장면을 아껴가며 만두를 하나 더 먹기 위해 형제간에 치열한 암투를 벌이던 장면이 눈에 선하다. 그런데 탕수육도 남기다니.

그러나 아빠는 왜 아빠 생각대로만 해요, 하는 아이의 불퉁거리는 말에 아이가 정말 좀 컸음을 실감하면서도 햄버거와 피자로 길들여지는 아이들의 입맛은 이제 어쩔 수 없는 대세임에 마음이 씁쓸하다. 입맛이 변해서 아쉬운 것이 아니라 어릴 적 졸업식 날 자장면의 기억이 다시 올 수 없는 세월의 저편으로 가버린 것이 아쉬워서 그렇다.

대구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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