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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해도 너무한 여권교수의 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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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가경영연구소 부소장인 황태연(黃台淵)교수가 6·25전쟁, KAL기 폭파사건 등에 대한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무책임론'을 들고 나온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궤변이다.

황 교수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앞두고 사회일각에서 6·25전쟁과 KAL기 폭파 사건에 대한 사과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을 겨냥, "6·25전쟁은 김위원장이 유아 시절 발발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으므로 침략 범죄 용의자가 아니다"라고 했고 또 "KAL기 폭파를 지휘했다는 증거도 없고 조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김 위원장의 사과를 받아낼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을 했다.

우리는 황 교수의 이같은 주장을 들으면서 그의 황당한 역사 인식과 함께 학자적 양심을 의심케 된다. 2차 대전을 일으킨 독일과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지금까지도 피해국민들에게 사죄하는 것은 그럼 무엇 때문이란 말인가. 황교수 말대로라면 전쟁 발발 당시 코 흘리개에 불과했을 현 지도층에 대해 "사과하고 참회하라"고 요구하는 우리들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어거지가 되고 만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정통적인 국가체제라면 국가간에 주장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의무도 승계되는게 원칙이다. 국가의 계속성의 원칙이란 바로 이를 두고 말함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권력을 승계한 김정일이 책임질 일이 아니란 주장은 해괴하다. KAL기 폭파사건 또한 김 위원장이 직접 지휘했다는 증거가 없고 조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니 그렇다면 누가 그같은 만행을 저질렀다는 것인지 말이 안된다.

황 교수 말대로라면 폭파행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조사는 전부 가짜였고 지금 우리나라에 귀순해 평범하게 살고 있는 김현희씨도 가공의 유령인물이란 말인지, 기가 막힌다.

황 교수가 어렵게나마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성사시키려는 충심에서 김 위원장의 사과문제는 덮어두자는 취지로 그같은 발언을 했는지 모르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다. 1천만 이상이 목숨을 잃고 이산의 아픔을 겪은 6·25의 유족들과 KAL기 탑승자 유족들의 그 피맺힌 한을 생각하더라도 그처럼 '막말'을 해서야 되겠는가.

황 교수는 주지하다시피 여당의 싱크탱크이자 정책 입안 브레인으로 손꼽히는 사람이다. 그런만큼 그의 발언이 여당의 기본적인 입장을 대변하는 것인지 우리는 의구심을 지울길 없다. 따라서 정부·여당은 황 교수의 주장이 정부의 입장이나 민주당의 당론과는 무관하다고 발뺌만 하려들지 말고 '책임 있는 사람'이 분명하게 이 문제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의구심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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