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합천 '추어탕 할매' 유임선씨 독립유공자 반열에 올려

합천군 합천읍 '청학동 추어탕 할매'류임선(70)할머니는 3?절이면 시조부 김영기 애국지사의 묘소를 찾아 참배를 드린다.

독립운동사의 자취에서 사라질뻔 한 시조부의 공적을 추적, 독립유공자로 추서받게 한 것도 류 할머니의 노력 덕분이었다. 류 할머니는 30여년전 친정아버지로 부터 "시조부는 전국을 다니며 항일운동을 한 분이셨다"는 말을 듣고 공적추적에 나섰다.

국가보훈청 진주지청 등 관계부서를 발이 닳도록 찾아 공적자료를 입수하고 이미 추서된 독립유공자 중 함께 활동한 투쟁기록을 확보하는 등 10여년간의 추적 끝에 결국 공적을 인정받아 지난 80년 건국훈장애국장을 추서받았다. 류 할머니의 시조부 김 지사는 1919년 3?만세운동 당시 애국지사 故 심재기.강홍열 등과 청년애국단을 결성하고 3월18일 합천장날을 기해 500여명의 군중을 모아 항일투쟁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만세운동으로 17명이 체포되자 동지들을 구출키 위해 결사대를 조직, 끝까지 항전하다 일경의 발포로 48세의 나이로 순국했다. 류 할머니는 지난 83년 추어탕을 팔아 한푼두푼 모은 돈 3천여만원으로 대양면 대목리 속칭 갈골골짝에서 유골을 수습해 현재의 양지바른 곳에 모셨다. 82주년 3?절을 맞는 올해도 할머니는 합천군 율곡면 율진리에 있는 시조부의 묘소를 찾아 건국훈장애국장을 바치고 앞치마를 벗어 묘비를 닦으며 눈물을 훔쳤다.

류 할머니는"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조상을 이제나마 모시게 돼 한을 풀었다"며 "죽을 때까지 내가 할일은 묘비닦기와 저승 노자돈 바치기"라며 꼬깃꼬깃 종이돈을 돌멩이에 눌러 놓고 큰절을 올렸다.

류할머니는 김 지사가 사후(死後)에 남편이 양자(養子)로 입적됐기 때문에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연금혜택도 없이 매년 제사를 모셔오고 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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